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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권 전력평준화, 4강 커트라인 4할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8-11 09:26


롯데는 지난 6월 20일 이후 4위를 놓치지 않고 있으나, 전반기 막판부터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하위권들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지난 1989년 준플레이오프 제도가 도입된 이후 페넌트레이스에서 승률 5할 미만 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른 시즌은 5번 밖에 없었다.

1989년 삼성(0.496), 1991년 롯데(0.496), 1998년 OB(0.496), 2001년 한화0.473), 2009년 롯데(0.496)가 5할 미만의 승률로 가을잔치 초대를 받았다. 준플레이오프 제도에서는 페넌트레이스 4위팀까지 포스트시즌 티켓이 주어진다. 일반적으로 8개팀 체제에서는 4위팀의 승률이 5할을 넘는 것이 보통이다. 팀수가 늘어나면 4강 '커트라인'이 올라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다. 처음 9개팀 체제로 치러진 지난 시즌 페넌트레이스 4위 두산의 승률은 무려 5할6푼8리나 됐다. 역대 4위 최고 승률이었다.

이런 사실에 비춰보면 올시즌 기현상이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 페넌트레이스 4위팀 승률이 5할을 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10일 현재 4위 롯데 자이언츠의 승률은 4할7푼8리(44승48패1무)로 승률 5할에서 4경기가 부족하다. 롯데는 지난 6월 20일 두산을 제치고 4위로 올라섰는데, 이후 5할대 초반 승률을 꾸준히 유지하다 지난달 24일 삼성에 패하면서 승률 5할 밑으로 떨어졌다. 당시 롯데는 5연패 기간 중이었다. 롯데는 지난 8일 삼성전부터 또다시 3연패에 빠지는 등 최근 승률 5할서 점점 멀어지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하위권 팀들이 너도나도 4강 욕심을 내고 있다. 5위 LG는 승률 4할6푼8리로 승률 5할을 맞추려면 6승을 보태야 하지만, 롯데와의 승차는 1경기에 불과하다. 후반기 9승6패의 상승세를 타면서 4강 싸움의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했다. 6~8위인 두산, KIA, SK도 롯데와의 승차를 각각 2.5경기, 3경기, 4.5경기 차로 좁힌 터라 포스트시즌 티켓 향방은 오리무중이나 다름 없다. 후반기 들어 한없이 추락하던 KIA의 경우 지난 10일 롯데전까지 3연승의 상승세를 타면서 4강 희망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

여기에 최하위 한화의 행보도 무시할 수 없다. 한화는 지난 9일 LG를 꺾고 마침내 4할대 승률(0.400)로 올라섰다. 한화는 후반기 8승6패를 포함해 지난달 10일 넥센전부터 최근 20경기에서 13승7패의 급상승세를 이어가며 같은 기간 삼성과 함께 최고 승률을 기록했다. 최근 넥센 염경엽 감독, LG 양상문 감독 등은 한화의 상승세를 무관심하게 바라볼 수 없다고 했다. 한화의 전력 상승은 마운드 안정에서 비롯됐다. 선발투수가 5이닝 이상 던지면 안영명 박정진 윤규진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가동하는 승리 패턴을 정착시켰다.

이처럼 하위권 팀들간에 발생하고 있는 전력 평준화가 4위 싸움을 점입가경으로 몰고 가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009년 이후 5년만에 4할대 승률 팀이 4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1~3위인 삼성, 넥센, NC의 강세가 시즌 끝까지 이어질 경우 4위팀의 승률은 5할을 넘기기 힘든 게 사실이다. NC가 최근 4연패를 당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력상 아직은 분명 3강에 속하는 팀이다.

삼성의 독주, 넥센과 NC의 2위 싸움. 사실 이보다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는 롯데를 향해 덤벼들고 있는 하위권 팀들의 반란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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