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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찰리, "은혜를 저버려 너무 죄송하다"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4-08-04 17:52


NC 찰리가 전날의 욕설 파문에 대해 사과했다. 4일 인천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NC와 SK의 경기가 운동장 사정으로 인해 취소된 가운데 찰리가 취재진 앞에서 사과의 말을 전했다. 찰리가 배석현 NC 단장과 함께 정중히 사죄인사를 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8.04/

"은혜를 저버린 것 같아 너무 괴롭고 죄송하다."

NC의 외국인 투수 찰리 쉬렉이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 순간적인 흥분을 제어하지 못한 자신의 잘못이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찰리는 4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자청, NC 배석현 단장과 함께 동석해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 찰리는 "우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한국에서 2년째 뛰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평소의 제 모습을 보셨다면 어제의 모습이 결코 본연의 제 모습이 아님을 이해하실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순간적인 흥분을 참지 못했다. KBO 리그, 심판진, 그리고 팬들에게 보여드리지 말아야 할 일을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모든 분들이 잘 대해주셨는데, 어제의 행동으로 그분들의 은혜를 저버린 것 같아 심적으로 괴롭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찰리는 전날 열린 SK전에서 1회 심판판정에 강하게 어필을 하다 퇴장 명령을 받았다. 1사 후 SK 조동화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고 이어 다음 타자인 최 정에게 몸에 맞은 공을 허용해 1,2루가 됐다. 이어 이재원에게 던진 몸쪽 공이 볼 판정을 받자 김준희 주심의 콜이 이해할 수 없다며 홈 플레이트로 다가선 것. 이에 김 주심이 규정대로 퇴장을 선언하자 찰리는 거친 욕설을 내뱉으며 저항했다. 팀 동료들에 의해 덕아웃으로 갈 때도 계속 욕설을 했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등 오해의 소지가 있을만한 행동도 했다.

하지만 찰리는 지난해부터 NC에서 뛰며 실력과 인성을 두루 갖춘 '한국형 용병'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 6월24일 잠실 LG전에선 노히트노런을 기록하기도 하는 등 2년 내내 NC의 기둥투수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또 다른 외국인 선수인 아담이 자신의 기용 문제를 두고 팀내 불화를 일으키며 중도에 퇴출된 것과는 대조적으로 찰리는 한국 동료들과 무척 잘 지내고 한국어도 익혀 곧잘 쓰는 등 향후에도 NC에서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할 진정한 팀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 찰리의 돌발 행동이었기에 팀에서 받은 충격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찰리의 사과에 이어 배석현 단장은 "신생팀으로서 리그에 누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번 계기를 통해 다시 한번 고민하고 준비해야 겠다고 생각했다"며 "대표님 이하 구단 전체가 모두 반성하고 있고 참담한 심정이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찰리는 어제 경기후 본인이 먼저 깨닫고 뉘우쳤다. 앞으로 좋은 플레이를 통해 더 좋은 모습을 많이 보이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또 KBO가 부과한 유소년 야구 40시간 봉사활동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진 것은 아니지만 시즌 중에라도 시간을 낼 수 있다면 지역 공헌사업을 통해 행동으로 꼭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NC는 구단 자체적으로 찰리에게 5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으며, 국내외 선수들에게 철저한 교육 및 면담을 통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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