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위 LG, '기선 제압' 절실한 이유는?

김준석 기자

기사입력 2014-08-04 09:13


사진=스포츠조선DB

LG의 상승세가 놀랍습니다. 6월 11일까지만 해도 최하위에 머물렀던 LG가 어느덧 5위까지 치고 올라왔습니다. 두 달 남짓한 기간 동안 순위를 4단계 끌어올린 것입니다.

3일 잠실 넥센전의 우천 취소 전까지 LG는 8연전을 소화했습니다. 4위 롯데, 1위 삼성, 2위 넥센을 차례로 만나는 힘겨운 일정이었습니다. 2일 잠실 넥센전에서 리그 최다승 투수 밴헤켄에 막혀 8:0으로 완패했지만 나머지 7경기는 매 경기 접전이었습니다. 7경기 중 3경기가 1점차 승부였으며 무려 6경기에서 7회 이후에 결승점이 나와 승부가 갈렸습니다.

상위권 팀과의 8연전에서 4승 4패로 선전했지만 연일 접전이 이어지고 경기 후반 승부가 갈리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닙니다. 그만큼 불펜에 과부하가 걸릴 우려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8연전 중 6경기에서 불펜 투수가 승리 혹은 패전으로 기록될 정도로 불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LG입니다. 정규 시즌 약 40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본격적인 순위 싸움이 이제 막 시작되었음을 감안하면 불펜 과부하는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경기 흐름은 초반에 기선을 제압하고 리드를 지켜 승리하는 것입니다. 똑같은 1승이라도 접전 끝에 경기 종반에 승부가 갈리는 경기보다 선수들의 체력적, 정신적 부담이 훨씬 덜합니다.

이상적인 경기 흐름을 만들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선발 투수의 초반 호투가 필요합니다. 최근 LG의 선발 투수들은 1회 실점이 잦습니다. 8연전 중 5경기에서 LG의 선발 투수가 1회에 실점했으며 7월 30일 대구 삼성전부터 8월 2일 잠실 넥센전까지는 4경기 연속으로 선발 투수가 1회에 실점했습니다.

선발 투수가 1회부터 실점할 경우 LG가 끌려가거나 혹은 타격전으로 전개되는 경기 흐름이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야수들의 수비 시간이 길어지고 타석에서 만회에 급급한 상황에 내몰립니다. 게다가 1회부터 실점하는 선발 투수는 투구 수에 대한 부담까지 겹쳐 긴 이닝 소화가 어렵습니다. 남은 이닝은 불펜의 부담으로 전가됩니다.

타선의 초반 집중력 또한 요구됩니다. LG 타선은 경기 후반 상대의 필승계투조를 무너뜨리는 짜릿한 장면을 연출하며 극적인 승부를 만들어내는 일이 잦지만 막상 경기 초반 상대 선발 투수를 무너뜨려 리드를 잡는 일은 드뭅니다. 선취점을 뽑는 일도 적습니다. 최근 LG의 주축 타자 중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인해 엔트리에서 제외되거나 선발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은 것도 원인 중 하나입니다. 경기 후반 선보이는 타선의 집중력을 경기 초반부터 발휘한다면 LG는 경기를 훨씬 쉽게 풀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시즌을 마칠 때까지 최하위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할 것만 같았던 LG가 4위 싸움에 나선 것은 분명 인정을 받을만한 행보입니다. 하지만 아직 시즌은 1/3 가까이 남아 있으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전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기선을 제압하며 승리로 연결시키는 경기 흐름이 절실한 LG입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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