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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레퍼토리의 다양화에 힘쓰는 이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8-03 11:12


SK 김광현은 2일 NC와의 홈경기에서 7이닝 3안타 1실점으로 시즌 11승째를 따냈다. 김광현은 레퍼토리의 다양화에 힘쓰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메이저리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SK 와이번스 김광현의 '커리어 하이'는 2010년이었다.

2007년 입단한 김광현은 2008년 16승4패, 평균자책점 2.39를 올리며 페넌트레이스 MVP에 올랐다. 2년 뒤인 2010년 17승7패, 평균자책점 2.37로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2010년에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의 기염을 토하는 바람에 MVP 경쟁에서 김광현은 명함을 내밀 수 없었다.

올시즌 김광현의 활약상은 2008년, 2010년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선발 경기당 투구이닝이 2008년 6이닝, 2010년 6.39이닝, 올해는 6.26이닝이다. 부상없이 풀타임을 던지는 것도 2008년, 2010년에 이어 올해가 세 번째다. 그만큼 김광현이 건강한 몸을 앞세워 제1선발로 자기 몫을 다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김광현은 2일 인천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7이닝 3안타 1실점(비자책)의 호투로 4연승을 달리며 시즌 11승째를 따냈다. 평균자책점을 3.19로 낮추며 이 부문 3위로 뛰어올랐다. 최근 4경기 승리의 상대가 롯데, 삼성 라이온즈, 넥센 히어로즈, NC 등 1~4위팀이었음을 감안하면, 김광현이 시즌이 흐를수록 더욱 강력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외국인 투수들의 강세 속에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을 훌륭히 지키고 있다.

지난 겨울 각종 부상에서 벗어나 입단 이후 가장 밀도높게 훈련을 소화한 김광현은 올시즌 들어 구종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김광현은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투심 등을 던지지만, 주무기는 역시 직구와 슬라이더다. 다른 구종은 보조 수단의 성격이 짙다. 승부를 걸 상황에서는 웬만하면 던지지 않는다. 직구와 슬라이더, 두 구종만으로도 승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커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김광현은 이날 승리후 커브에 대해 "스트라이크도 잘 들어가고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 앞으로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던질 수 있어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점점 발전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날 김광현은 97개의 투구수 가운데 7개의 커브를 던졌다.

김광현이 커브를 던지게 된 것은 떨어지는 변화구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제는 상대가 직구 또는 슬라이더만 노리고 들어오기 때문에 안타가 나올 확률이 높아지고 투구수도 많아진게 사실이다. 피안타율만 보더라도 2008년 2할1푼8리, 2010년 2할2푼1리, 올해는 2할5푼2리다. 선발 경기당 투구수는 2006년 94.0개, 2010년 103.3개, 올해106.4개다. 단순 비교에 불과하지만, 어쨌든 직구-슬라이더, 투피치의 한계가 올해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양상이다.

김광현 스스로도 "타자들에게 '쟤가 커브도 던지는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했다. 결국 구종의 다양화가 자신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방법임을 깨달은 셈이다. 김광현은 올시즌 끝나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할 계획이다. SK 구단도 김광현의 해외진출에 반대하지 않고 있다. 메이저리그 입성에 성공한다면, 직구와 슬라이더 뿐만 아니라 커브 등 레퍼토리가 다채로워야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남은 시즌 김광현은 커브 연마에 더욱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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