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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SK 와이번스 김광현의 '커리어 하이'는 2010년이었다.
김광현은 2일 인천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7이닝 3안타 1실점(비자책)의 호투로 4연승을 달리며 시즌 11승째를 따냈다. 평균자책점을 3.19로 낮추며 이 부문 3위로 뛰어올랐다. 최근 4경기 승리의 상대가 롯데, 삼성 라이온즈, 넥센 히어로즈, NC 등 1~4위팀이었음을 감안하면, 김광현이 시즌이 흐를수록 더욱 강력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외국인 투수들의 강세 속에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을 훌륭히 지키고 있다.
지난 겨울 각종 부상에서 벗어나 입단 이후 가장 밀도높게 훈련을 소화한 김광현은 올시즌 들어 구종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김광현은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투심 등을 던지지만, 주무기는 역시 직구와 슬라이더다. 다른 구종은 보조 수단의 성격이 짙다. 승부를 걸 상황에서는 웬만하면 던지지 않는다. 직구와 슬라이더, 두 구종만으로도 승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커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김광현은 이날 승리후 커브에 대해 "스트라이크도 잘 들어가고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 앞으로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던질 수 있어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점점 발전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날 김광현은 97개의 투구수 가운데 7개의 커브를 던졌다.
김광현 스스로도 "타자들에게 '쟤가 커브도 던지는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했다. 결국 구종의 다양화가 자신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방법임을 깨달은 셈이다. 김광현은 올시즌 끝나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할 계획이다. SK 구단도 김광현의 해외진출에 반대하지 않고 있다. 메이저리그 입성에 성공한다면, 직구와 슬라이더 뿐만 아니라 커브 등 레퍼토리가 다채로워야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남은 시즌 김광현은 커브 연마에 더욱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