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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 롯데 자이언츠가 쫓기고 있다. 뒤를 따르는 두산 LG KIA와의 격차가 얼마 벌어지지 않는다. 7위 KIA와의 승차가 불과 3경기다.
롯데는 지난 22일 시작된 2014시즌 후반기 일정에서 4연패. 전반기까지 합치면 최근 5연패의 부진에 빠졌다. 후반기 첫 삼성과의 3연전에서 졸전 끝에 스윕을 당했다. 당시 3경기에서 총 37점을 내줬다. 선발 불펜 투수진이 다 무너졌다. 제대로 자기 몫을 해준 롯데 투수가 없었다.
롯데가 7월 고전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투타에서 6월 보다 힘이 떨어졌다. 강팀 삼성 넥센과의 맞대결에서 두 번이나 스윕을 당했다. 7월 대진이 6월 보다 좋지 않았던 측면도 있다.
롯데는 주전급 선수의 부상도 많다. 유격수 문규현이 손가락을 다쳐 전력에서 이탈했다. 강민호가 송은범(KIA)의 직구 헤드샷을 맞고 1군 말소됐다. 최근 부동의 3번 타자 손아섭이 옆구리 통증으로 1군에서 빠졌다. 문규현의 빈자리를 그런대로 잘 메웠던 신본기도 옆구리 통증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게다가 외국인 선수들까지 자기 몫을 못해주고 있다. 롯데는 최근 몇년간 외국인 선수 덕을 많이 본 팀이다. 올해도 전반기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가 6월 중순부터 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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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완 선발 유먼도 시간이 갈수록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는 올해 롯데에서만 3년차다. 지난 두 시즌 13승으로 큰 신뢰를 받았다. 올해도 확실한 두 자릿수 승수로 계산된 선발 카드였다. 지난 6월 25일 한화전서 시즌 9승째를 올린 후 한 달째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9승은 승수로는 적지 않다. 하지만 구위가 지난해보다 많이 약해졌다. 평균자책점이 5.36이고, 피안타율이 3할1푼2리로 높은게 문제다. 총 17번 선발 등판해 퀄리티스타트(QS)가 6경기에 그쳤다.
현재 롯데 선발 투수 5명(유먼 옥스프링 장원준 송승준 홍성민) 중에는 진정한 에이스가 없다. 옥스프링과 장원준은 7승씩, 송승준은 4승, 홍성민은 2승을 기록했다. 넥센 벤헤켄(13승) 삼성 밴덴헬크(11승) SK 김광현(10승) KIA 양현종(11승) NC 찰리(8승) 같은 팀을 대표하는 선발이 없어졌다.
그렇다고 롯데 불펜이 흔들리는 선발의 뒤를 확실히 잡아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승리조인 강영식 김성배 이명우가 기복이 심하다. 특히 이명우가 지난해 보다 구위가 떨어져 있다. 클로저 김승회는 등판할 일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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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7월이 우울했다고 8월까지 똑같으란 법은 없다. 흐름은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 터닝 포인트를 위한 계기만 있으면 6월 같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시쳇말로 바닥을 치면 더 떨어질 곳은 없다.(그런데 롯데의 지금이 바닥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단 롯데의 현재 1군 전력에서 이탈한 선수들이 돌아오면 전력이 업그레이드될 가능성은 높다. 강민호 손아섭이 조만간 복귀할 수 있다. 신본기 문규현도 8월 중순이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이 야수들이 돌아온다고 해서 롯데가 6월 보여준 것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주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히메네스가 지금 처럼 벤치에 계속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롯데로선 무척 곤란해진다. 강민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강민호가 받는 올해 10억원의 연봉은 누구나가 생각하는 선수 평가의 기준 잣대다. 팬들이나 구단이나 투자 대비 실적을 따질 수밖에 없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면 그만큼 뽑아내야 본전 생각을 안 하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조만간 복귀할 강민호는 롯데의 분위기 반전을 이끌 변수가 되어야 한다. 히메네스도 슬럼프를 딛고 일어나 주면 롯데 야구는 8월 상승 모드를 탈 수 있다.
롯데는 결국 부상과 슬럼프에서 돌아올 수 있는 선수들을 갖고 이번 시즌을 끝내야 할 상황이다. 다른 경로를 통해 외부에서 전력이 보강될 수 있는 카드는 없는 상황이다.
롯데 구단 내부에선 2군에 쓸만한 선수가 없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 이번 시즌 2군에서 올라온 낯선 이름의 선수 중 눈에 띄는 경기력을 보여준 사례가 거의 없다. 신본기 정도가 문규현의 빈자리를 메웠다. 하지만 신본기는 완전 신예는 아니다. 그는 지난해 1군에서 거의 주전으로 뛴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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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지난해 '뛰는 야구' '지키는 야구'를 많이 했다. 올해에 비하면 벤치에서 작전 주문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올해는 거구 히메네스와 최준석 등이 영입되면서 뛰는 야구의 비율이 확 줄었다. 팀 도루가 48개로 9팀 중 가장 적다. 거포들을 영입해 올해 팀 홈런(80개)이 늘어난 건 사실이다. 하지만 타고투저 분위기와 다른 팀들의 홈런수를 감안할 때 결코 많은 수치는 아니다.
일부에선 롯데 선수 구성을 봤을 때 선수들에게 믿고 맡기는 야구로 현재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지 의문을 제기한다. 또 다른 쪽에선 롯데 선수들이 전술 야구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섬세한 작전 야구를 제대로 수행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한다. 따라서 롯데의 이번 시즌 남은 일정도 팬들의 애간장을 태울 가능성이 높다. 남은 45경기가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을 것 같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