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추신수 최악의 전반기, 무엇이 문제였나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7-15 11:30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가 6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리는 2014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전했다. 9회초 2사 추신수가 마지막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세인트피터스버그(미국 플로리다주)=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4.06/

추신수가 후반기엔 '출루머신'다운 모습을 회복할 수 있을까.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32)의 전반기가 끝이 났다. 14일(이하 한국시각)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를 마지막으로 올스타 휴식기에 들어갔다. 추신수는 이날 경기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되는 굴욕을 맛봤다.

7회말 대타로 나서 2타수 무안타에 그치면서 전반기를 90경기 타율 2할4푼2리(322타수 78안타) 9홈런 33타점의 기록으로 마감했다. 추신수는 개인 통산 전반기 최저 타율을 기록했다. 기존엔 음주운전과 손가락 골절로 고전한 2011년의 2할4푼4리였다.

부침이 심했던 전반기였다. 7년간 1억3000만달러라는 초대형 계약과 함께 팀을 옮긴 뒤, 텍사스에서 '모범 FA'의 전형으로 여겨지다 서서히 추락했다. 끝내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는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되는 처지가 됐다.

추신수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스프링캠프에서 '스프링 트레이닝 암(spring traing arm)'이라는 증세로 고전했다. 몸상태를 일찍 끌어올리려다 나오는 부상이다. 팔뚝 부위의 통증으로 제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 개막을 맞이했다. 또한 전통적인 타격 지표 대신 출루에 능한 타자에게 거액을 베팅해도 되는 것이냐에 대한 논란까지 있었다.

하지만 개막 이후 전세가 뒤집혔다. 막상 시즌에 들어가니, 추신수를 둘러싼 의구심은 눈 녹듯 사라졌다. 성공적으로 팀의 새로운 리드오프 자리에 안착했다. 4월 한달간 타율 3할1푼9리 출루율 4할4푼6리로 공격 첨병 역할을 하더니, 5월 5일에는 처음으로 아메리칸리그 타격 1위(3할4푼9리)에 오르기도 했다. 출루율(4할8푼2리)과 타율 모두 1위였다.

하지만 4월 말에 입은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추신수는 4월 22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1루까지 전력질주하다 왼쪽 발목을 다쳤다. 1루를 밟는 과정에서 발목 부상을 입은 것이다. 부상자 명단에 오를 수도 있었지만, 추신수는 4경기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이후 5월 초까지 타격감이 정점을 찍었지만, 중순 이후 급격히 추락이 시작됐다. 순식간에 3할 타율이 무너진 것은 물론이고, 장기였던 출루율마저 하락했다. 심판들의 어이없는 스트라이크-볼 판정 등 외부 요인도 있었지만, 발목 부상 여파를 극복해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가 7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리는 2014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전했다. 8회초 2사 추신수가 내야안타를 치고 1루를 향해 전력질주하고 있다. 추신수가 살아나간 후 다음타자 앤드루스가 좌월 투런포로 0-0의 균형을 깼다.
세인트피터스버그(미국 플로리다주)=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4.07/

6월은 악몽과도 같았다. 한 달 동안 타율 1할7푼9리 1홈런 11타점에 그쳤다. 안타(17개)보다 삼진(26개)이 더 많은 굴욕도 맛봤다. 사실 이 과정에선 팀 사정이 큰 영향을 미쳤다.

올시즌 텍사스는 최악의 '부상병동'이다. 전반기 종료 시점에 부상자명단(DL)에 오른 선수만 15명이다. 현재 시즌아웃 판정을 받은 선수는 주포 프린스 필더와 미치 모어랜드, 선발요원 맷 해리슨과 마틴 페레즈, 불펜투수 페드로 피게로아까지 총 5명이다. 올시즌 DL 사용횟수는 21회에 이른다.

기용한 선수 수를 보면 더욱 놀랍다. 무려 49명이 텍사스 소속으로 빅리그 경기에 나섰고, 이중 15명이 처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들이다.

주전들의 줄부상 속에 추신수는 부상 치료에 전념할 수 없었다. 발목 부상 이후 4경기만 빠졌을 뿐 곧바로 경기에 나섰고, 이게 독이 되고 말았다. FA에 대한 책임감도 컸다. 론 워싱턴 감독은 수비 부담이 없는 지명타자로 번갈아 출전시켜줘 부담을 덜어주려 했지만, 이는 역부족이었다.

또한 필더와 모더랜드 등 중심타자들의 연쇄 이탈로 인해 3번 타순으로 이동한 건 최악의 한 수였다. 추신수는 과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뛸 때 중심타선에 배치된 적이 있지만, 이후 오랜 시간을 1번타자로 뛰어왔다.

리드오프 역할에 익숙해져 있는 추신수에게 해결사 역할을 기대한 건 오판이었다. 시즌 중 갑자기 달라진 역할 속 추신수는 혼란에 빠졌다. 결국 부상 후유증과 함께 타격감이 바닥을 치는 요인이 되고 말았다. 결국 1번 타순에 복귀했으나, 아직 타격감 회복은 요원하다.

이제 추신수는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 발목 치료에 집중한다. 후반기 반등을 위해선 발목 상태를 낫게 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여전히 발목에 테이핑을 한 채 경기에 나서는 추신수는 뛸 때마다 통증이 남아있다. 이는 주루플레이 뿐만 아니라, 타격시에도 밸런스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텍사스 역시 추신수와 마찬가지로 추락했다. 주전들의 줄부상 속에 38승57패, 승률 4할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4할 승률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가장 낮은 승률이다. 텍사스는 오는 19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후반기를 시작한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가 7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리는 2014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전했다. 6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추신수가 중견수 플라이를 친 후 덕아웃에서 허탈해하고 있다.
세인트피터스버그(미국 플로리다주)=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4.07/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