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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천신만고 끝에 LG를 누르고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두산은 10일 잠실 LG전에서 13대12로 승리했다. 두산은 8점 차 리드를 잡고도 패배 일보 직전까지 갔다.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 정재훈의 연속 삼진으로 겨우 살아났다.
두산은 선발 볼스테드가 호투했다. 5⅓이닝 6피안타 4실점했다. 반면 LG의 실질적인 에이스 류제국은 5이닝 10피안타 7실점으로 부진했다.
기선은 LG가 잡았다. 1회 2사 이후 박용택, 스나이더의 연속 안타로 만든 1, 3루 찬스에서 이진영이 좌중월 적시 2타점 2루타를 쳤다.
하지만 두산은 곧바로 반격했다. 2회 김현수의 3루쪽 땅볼이 크게 튀면서 불규칙 바운드가 일어났다. 내야안타.
홍성흔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이원석이 중전안타로 찬스를 만들었다. 오재일의 좌중월 2루타로 1점을 추격했다. 최재훈은 기습적인 스퀴즈 번트. 결국 동점을 만들었다.
두산은 4회 선두타자로 나선 김현수가 류제국의 실투성 포크볼을 통타,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승부의 추는 조금씩 두산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5회 두산은 류제국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정수빈의 우전안타로 만든 2사 2루 상황에서 민병헌이 좌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1루 주자 민병헌은 도루에 성공. 김현수가 다시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심리적으로 무너진 류제국은 홍성흔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두산의 타격 집중력이 돋보인 장면.
6회 두산은 선두타자 오재일이 솔로홈런을 때려냈다. 두산의 승리가 굳혀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LG의 반격이 이어졌다. 선두타자 정성훈이 좌월 솔로홈런을 때려냈다. 또 다시 이어진 1사 1루 상황에서 이진영의 우선상 2루타로 1점을 만회. 이병규(7번)가 볼넷을 얻어내며 1사 1, 2루. 스코어는 4-8. 하지만 두산의 약한 뒷문을 고려하면 1~2점만 추격해도 막판 추격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
하지만 백창수는 풀카운트에서 윤명준의 낮은 커브에 삼진. 1루 주자 이병규는 2루로 향하던 중 협살에 걸려 비명횡사 당했다. 2점을 만회했지만, LG의 너무나 아쉬웠던 공격.
두산은 7회 허경민의 중전안타와 김현수의 고의4구로 1사 1, 2루의 찬스를 잡았다. 홍성흔을 병살타로 유도하기 위한 시도. 하지만 LG 김선규는 홍성흔을 어이없는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다. 결국 2사 만루 상황에서 두산은 오재일의 우중월 2루타로 2점을 추가했다. 8회에도 2점을 추가했다. 12-4, 사실상 승부는 끝난 듯 보였다.
그러나 LG는 포기하지 않았다. 정성훈의 안타와 박용택의 볼넷, 그리고 스나이더의 좌전 안타. 1사 만루에서 이병규가 좌측 펜스를 넘기는 그랜드 슬램을 작렬했다. 12-8, 낙승을 예상했던 두산 벤치는 바쁘기 움직이기 시작했다. 투수를 변진수로 교체했다. 하지만 LG는 백창수의 볼넷과 임재철의 우전안타, 그리고 박경수의 중전안타로 또 다시 1사 만루 찬스를 맞았다.
또 다시 변수가 등장했다. 오지환의 타구는 평범한 1루수 앞 땅볼. 그런데 오재일이 홈송구를 먼저 생각했다. 결국 수비력이 뛰어난 오재일은 타구를 그대로 빠뜨려 버렸다. 그 사이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다. 이어 정성훈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 추가. 결국 스코어는 12-11, 두산의 살얼음판같은 1점 리드.
이때 LG는 대타작전의 여파로 박경수가 포수 마스크를 썼다. 두산은 9회 홍성흔의 중전안타와 오재일의 우선상 2루타, 그리고 양의지의 고의4구로 1사 만루 찬스를 맞았다. 김재호는 의미있는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날렸다. 13-11로 달아나는 점수. LG의 급상승세를 차단하는 효과도 있었다.
9회말, LG는 마지막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스나이더가 우전안타를 뽑아냈다. 이진영의 2루수 앞 땅볼타구가 천천히 굴렀다.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 내야안타. 이병규가 우선상 2루타를 때려냈다. 2루 주자 스나이더는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이진영이 3루를 돌아 홈으로 쇄도하는 순간, 3루 주루코치가 스톱 사인을 냈다. 그러자 3루를 노리던 타자주자 이병규가 오버런을 했다. 그 틈을 두산 포수 양의지가 놓치지 않고 2루에 송구했다. 결국 이병규는 아웃. 13-12, 1사 3루.
하지만 전날 끝내기 안타를 날렸던 정의윤은 삼진 아웃. 마지막 바깥쪽 패스트볼을 김정국 주심이 스트라이크 선언을 했다. 그러자 LG 양상문 감독이 격렬하게 어필. 심판 고유의 영역인 스트라이크 존 판정 어필은 받아들여질 수 없었다. 임재철 역시 연속 삼진을 당했다. 두산은 8점 차 역전패의 일보 직전에서 간신히 살아났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