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가 구심 탓 하면 안되지만...류현진, 오늘은 억울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07-09 11:17



투수가 구심 탓을 하면 한도 끝도 없다. 구심의 성향에 맞춰 빨리 적응을 해야하는게 투수의 임무다. 하지만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전의 경우 LA 다저스 류현진이 자신의 부진을 심판 탓으로 조금은 돌릴 수 있을 듯 하다. 일관성 없는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투수는 흔들릴 수 있다.

류현진이 9일(한국시각)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전에서 10승 고지 정복에 실패했다. 단순한 패배가 아니다. 2⅓이닝 10피안타 7실점의 최악의 투구였다. 7자책점은 올시즌 첫 등판 6자책점 이후 최다 자책점 기록이다. 2회 8피안타 기록은 다저스 역사상 한 이닝 최다 피안타 타이기록이기도 하다.

전반적으로 변화구의 제구가 좋지 않았고, 디트로이트 타선도 강했다. 하지만 심판도 류현진 난조에 한몫을 했다. 이날 구심은 폴 슈라이버 심판으로 메이저리그 내에서 좁은 스트라이크존을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한 심판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좁은 존에 더해 일관성 없는 판정까지 더해졌다.

2회 류현진의 실점 과정을 보면 류현진의 주무기인 우타자 바깥쪽 체인지업과 커브에 슈라이버 구심은 꿈쩍을 하지 않았다. TV 중계 화면에 나온 S존에는 명확히 스트라이크로 표시됐지만 판정은 볼이었다. 조금 높게 들어간 커브에도 손이 올라가지 않았다. 높았지만 충분히 스트라이크로 볼 수 있었다. 스트라이크를 잡아야 하는 투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가운데로 공을 던질 수밖에 없었고, 안타를 맞아 나가기 시작했다.

일관성도 문제였다. 2-5가 된 2회말 무사 만루 위기. 변화구를 낮게 제구하려던 류현진이 폭투를 저지르며 1실점을 더하고 말았다. 류현진은 무언가 작심한 듯한 표정으로 직구를 뿌리기 시작했다. 좌-우 코너워크가 된 변화구 승부는 무의미하다는 표정이었다. 6구 째 몸쪽 높은 공이 들어갔다. 볼이어도 할 말이 없는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이 되자 잭슨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류현진도 허탈한 듯 웃었다. 류현진은 이어 등장한 킨슬러를 상대로 똑같은 코스에 공을 던졌는데 이번에는 볼 판정이 나왔다.

경기 전반적으로 오락가락한 스트라이크존을 만들어 경기를 혼란스럽게 한 슈라이버 구심. 결국 6회초 사단이 났다. 다저스가 5-12로 뒤지던 6회초 무사 1루 찬스서 타석에 애드리안 곤잘레스가 들었섰다. 큰 점수차지만 중심타선에서 걸린 찬스이기 때문에 중요한 장면이었다. 문제는 2B1S 상황서 저스틴 벌랜더가 던진 바깥쪽 낮은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이 되면서부터 발생했다. 누가 봐도 볼이었다. 하지만 이 스트라이크 판정에 3B1S 상황이 2B2S이 됐다. 매팅리 감독이 격분하며 항의했고 구심은 곧바로 퇴장 명령을 내렸다. 심판 조장이 매팅리 감독을 진정시켰지만, 매팅리 감독의 화는 풀리지 않았고 퇴장을 당하면서도 계속해서 불만을 표출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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