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온 프로야구, 더 심해진 전력차와 하향 평준화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4-06-24 12:55



2014시즌 프로야구의 절반이 지났다. 올스타 브레이크(7월17일~21일)를 반환점이라고 보기도 하지만 이미 전체 게임(팀당 128경기)의 50%를 소화한 팀들이 있다. KIA 타이거즈는 가장 많은 67경기를 했다. 가장 적게 한 팀들은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로 60경기씩을 했다. 롯데와 한화도 이번주에 반환점을 돌게 된다.
현재 상황을 보면 9팀의 전력은 지난해에 비해 더욱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전력 평준화가 됐을 것이라는 시즌 전 전문가들의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2010년대에 들어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의 판도는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에 형성되는 4강 구도에서 잘 해야 한 팀 정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 이변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선 선발 로테이션이 착착 돌아갔을 때 가능하다. 선발 투수진이 탄탄하지 않은 팀은 후반기에 치고 올라올 힘이 없다.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2014 프로야구 경기가 20일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가운데 경기 전 삼성 류중일 감독과 NC 김경문 감독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6.20/

2014시즌 프로야구의 절반이 지났다. 올스타 브레이크(7월17일~21일)를 반환점이라고 보기도 하지만 이미 전체 게임(팀당 128경기)의 50%를 소화한 팀들이 있다. KIA 타이거즈는 가장 많은 67경기를 했다. 가장 적게 한 팀들은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로 60경기씩을 했다. 롯데와 한화도 이번주에 반환점을 돌게 된다.

현재 상황을 보면 9팀의 전력은 지난해에 비해 더욱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전력 평준화가 됐을 것이라는 시즌 전 전문가들의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2010년대에 들어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의 판도는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에 형성되는 4강 구도에서 잘 해야 한 팀 정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 이변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선 선발 로테이션이 착착 돌아갔을 때 가능하다. 선발 투수진이 탄탄하지 않은 팀은 후반기에 치고 올라올 힘이 없다.

1년 전보다 더 심해진 전력차

23일 현재, 삼성 라이온즈가 1강을 형성했다. 41승18패2무. 승률이 무려 6할9푼5리. 거의 7할에 육박하고 있다. 현재 미국 일본의 최다승 팀의 승률을 훌쩍 웃돈다. 미국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 팀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로 6할1푼8리(47승29패)다. 일본은 오릭스 버팔로스로 6할2푼1리(41승25패).

삼성은 이미 한 달 이상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그냥 선두가 아니다. 2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가 5게임까지 벌어졌다.

딱 1년 전에도 삼성이 1위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같은 일방적인 독주는 아니었다. 당시 2위 넥센과의 승차는 1.5게임. 당시 4위 KIA와의 승차도 2.5게임 밖에 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삼성과 다른 팀들의 격차가 이미 너무 많이 벌어졌다. 삼성과 4강 플레이오프 마지노선 4위 롯데 자이언츠와의 승차는 11게임이다.


17일 오후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릴 2014 프로야구 삼성과 SK의 경기에 앞서 SK 이만수 감독이 삼성 류중일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6.17.
삼성은 날씨가 더워지지도 않았는데 그들의 본모습을 보여주면서 리그를 점령해 버렸다. 투타에서 상대가 파고들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 연이은 부상 등의 불운이 겹치지 않는 한 삼성의 '시스템 야구'가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


지난해 삼성과 4강을 형성했던 두산 넥센 LG가 삼성을 견제하지 못했다. 타선의 힘이 막강한 두산은 니퍼트 유희관 등 선발진이 흔들리면서 슬럼프에 빠졌다. 넥센은 3위로 선방하고 있지만 역시 선발진이 약해 현재로는 상승하는데 힘이 달린다. LG는 시즌 초반 가라앉은 팀 분위기가 세달째 이어지고 있다. 롯데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데 주변 팀들의 부진과 상승세에따라 순위가 조금씩 변한다. SK 와이번스는 주전급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하위권으로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기도 힘든 한화는 유일하게 3할대 팀 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1년전 6월 23일, 1위(삼성)와 9위(한화)의 승차는 19.5게임이었다. 지금은 20게임이다.

중상위권팀들의 경기력이 하강곡선을 탔다. 그러면서 삼성과는 멀어졌고, 중하위권에 몰렸다. 전문가들은 타고투저 현상이 심하게 나타나면서 투수력이 약한 팀들의 성적이 곤두박질쳤다고 말한다.

앞으로 3주, 20경기가 중요하다

절반을 달려왔으니 앞으로 절반을 더 가야 정규시즌이 끝난다. 하지만 이제 마냥 느긋할 수가 없다. 할 경기가 많이 남았다고 여유를 부리다 보면 팀 순위가 굳어지는 시점이 금방 다가온다. 앞서 있는 팀을 따라잡을 것 같아도 간단치 않다. 전문가들은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에 순위를 끌어올리지 않을 경우 후반기에 대반전 드라마를 쓰기가 어렵다는게 다수의 시각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올스타 브레이크 전 1~4위(삼성 LG 넥센 두산)가 그대로 정규시즌 최종 4강팀으로 이어졌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에는 모든 팀들이 본격적인 순위싸움을 펼친다. 그러다보니 지도자들은 저마다 승부를 띄운다. 모든 걸 쏟아붓는 경기가 나온다. 선수들도 전반기 보다 집중력이 올라간다. 이러다보니 전력이 떨어지는 팀들이 행운으로 긴 연승을 이어갈 수가 없다. 그렇다고 상위권 팀들이 자멸해 추격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매경기 살떨리는 승부가 펼쳐지더라도 웬만해선 4강 구도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밑에서 5연승 이상의 긴 연승을 달릴 수 있는 강팀이 1팀 정도 나올 수는 있다.

따라서 지금의 판도를 바꾸고 싶다면 앞으로 3주,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 변화가 있어야 한다. 지금 승수를 쌓아 두지 않으면 올스타전 이후엔 더욱 힘겨운 승부가 기다리고 있다. 하위권팀은 '희망고문'을 할 위험이 크다.


3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프로야구 삼성과 KIA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 KIA 선동열 감독과 삼성 류중일 감독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6.03
열쇠는 선발진, 변수는 KIA

타고투저 시대에 팀 성적이 좋으려면 투수력이 조금만 뛰어나도 훨씬 유리하다. 타자들은 대부분이 잘 친다. 9팀의 팀 평균 타율이 2할9푼이라면 말 다 했다. 3할 타자들이 부지기수다. 따라서 타자들의 방망이로는 팀 변별력이 없다. 물론 클러치 능력은 중요한 수치다. NC는 팀 득점권 타율 1위(3할4리)다. 삼성은 두산과 공동 2위(3할1리).

팀 평균자책점 1위 삼성(4.13)이 팀 순위 선두다. 4.17로 2위인 NC가 삼성 다음에 있다.

삼성과 NC는 가장 안정된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하고 있다. 삼성은 윤성환(7승) 장원삼(8승) 배영수(3승) 밴덴헐크(7승) 마틴(4승)으로 돌아간다. 장원삼이 최근 부상으로 잠시 빠져 있지만 백정현이 버텨주고 있다. NC는 에릭(8승) 찰리(5승) 웨버(6승) 이재학(6승)이 단단하다.

두산이 4강 밖으로 밀려난 건 선발진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넥센이 최근 불안감을 준 것도 선발이 버텨주지 못해서다. 롯데가 꾸준히 승률 5할을 유지하는 건 선발(유먼 옥스프링 장원준 송승준)이 그런대로 버텨주기 때문이다. KIA가 시즌 초반 부진을 털고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이는 것도 선발진에 모양새가 갖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병현과 김진우가 선발 로테이션에 연착륙할 경우 KIA가 4강 싸움에 최대 다크호스가 될 수도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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