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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밑으로 (이전)제안이 오는 지자체가 있지만, 6월 말까진 검토하지 않겠다."
NC 다이노스의 연고지에 대한 입장이다. 신축구장 문제로 빚은 창원시와의 갈등, 이제 6.4 지방선거도 끝이 났다. 새로운 집행부와 새롭게 얘기를 해 나가야 할 때다.
NC는 야구단 창단시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가입예치금 100억원을 납부했다. 야구단의 책임경영을 요구하기 위한 성격의 돈이다. 그런데 NC를 유치했던 창원시가 2만5000석 이상의 신축구장 건립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이 돈은 KBO에 귀속된다.
왜 광주 사례를 따라야만 하는가
현실적으론 기한 내 건립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전임 시장이 정치적인 논리로 밀어붙였던 진해 신축구장은 사실상 무산됐다. 국방부와의 토지 이전 논의는 물론, 정부의 투·융자 심사와 그린벨트 해제 등 모든 절차가 진행되지 못했다. 입찰공고는 꿈도 못 꾸는 상태다.
마지막 대안은 있다. 바로 빠른 건립이 가능한 '개축'이다. KIA 타이거즈와 광주광역시의 사례가 정답이 될 수 있다. 광주는 낙후된 무등구장을 대체할 신축구장 건립을 위해 오랜 시간 애를 썼다. 시장 출마자들마다 새 야구장과 관련된 공약을 내놓을 정도였다. 돔구장 건립 등의 장밋빛 공약도 넘쳤지만, 전혀 실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KIA는 메이저리그급 신축구장에서 야구를 하고 있다.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는 지난 2011년 11월 착공돼 올해 1월 말 준공식을 가졌다. 완공까지 27개월여의 시간이 소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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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가 이렇게 빨리 야구장을 지을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바로 신축이 아닌 개축이었기 때문이다. 야구장 신축은 부지 선정부터 부지 용도 변경 등 각종 인허가 절차에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광주는 이미 체육시설로 허가가 나있는 무등종합경기장을 개축한 덕분에 기존 시설물 철거 후 바로 건립에 들어갈 수 있었다.
챔피언스 필드는 무등구장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이 역시 큰 장점이다. 기존에 야구장을 찾던 팬들이 똑같은 동선으로 이동할 수 있다. 주변 도로나 상권 등에 변화가 필요하지 않다. 만약 새로운 곳에 야구장이 건립됐다면, 주변 도로 정비 및 각종 인프라 구축에 추가 비용이 투입되기 마련이다.
NC 역시 현 마산야구장 옆에 있는 마산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 새 야구장을 짓길 원하고 있다. 광주와 마찬가지로 사용 빈도가 떨어지는 운동장 대신 신축구장을 짓자는 것이다. 현재 주경기장은 시민들이 조깅 등 체육활동을 하는 것 외에 다른 활용은 거의 없는 상태다. 유지보수비용만 계속 해서 지출되고 있다. 체육시설의 활용도 면에서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인근 도로가 정비돼 있어 야구장 건립 외에 다른 예산은 많이 필요하지 않다. 일각에서는 각종 인프라 구축 비용으로 인한 비용부담 때문에라도 주경기장을 개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마산에 남고 싶은 NC, 안상수 시장에게 달렸다
NC 역시 마산종합운동장 내 주경기장을 헐고, 새 야구장 건립을 원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6.4 지방선거 전부터 마산에 남고 싶다는 의지를 계속해서 피력해왔다. NC 배석현 단장은 "쉽지는 않지만, 시기적으로 가장 근접하게 건축할 수 있는 대안"이라며 "지금도 물밑으로 제안이 오는 지자체들이 있다. 하지만 6월 말까지는 검토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라는 지자체는 많다. NC는 약속 불이행을 근거로 창원시를 떠날 수도 있다. 조금이라도 빨리 새 야구장 입지에 대한 결론을 내야 한다. 완공시기를 2016년 3월에 맞추지 못한다 해도, 하루라도 빨리 착공에 들어가야 KBO 이사회의 양해를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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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창원시는 전임 집행부 시절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목 아래 야구장 입지 선정에 있어 한 차례 잘못된 선택을 했다. 물론 안 당선자 역시 후보 시절에는 마산, 창원, 진해가 합쳐진 통합 창원시의 표심을 고려해 적극적인 의사 표명이 어려웠을 것이다.
이젠 바뀔 때가 됐다. 안 당선자 측은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신축 야구장은 취임 후 우선순위에 두고 해결할 문제로 판단하고 있다. 이 문제를 논의할 때 야구장의 주체인 NC나 KBO 측과 협의하는 건 당연하다. 시민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겠다"는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야구장 입지에 관련해서 더이상 정치적인 논리가 개입돼선 안 된다. 현재 마산 지역 정치인 중에는 마산 내 다른 지역으로 야구장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이들이 있다. 자신의 지역구에 치적을 남기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경우, 빠른 건립은 불가능하다. 진해 신축구장의 악몽이 재현될 수도 있다.
안 당선자는 다음 주부터 직접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취임을 준비한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빨리 바로잡으면 된다. 신축구장 문제에 관해서도 본격적인 고민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도 정치 논리에 야구장이 희생돼서는 안된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