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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있는 걸까. 한화 이글스가 제대로 손도 못 써보고 3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허용하는 굴욕을 맛봤다.
한화는 2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홈경기에서 7대15로 완패했다. 3연전 첫 날인 27일 9대18로 패배한 것을 시작으로, 28일에도 1대18로 대패했다. 3연전 기간 허용한 안타는 19개, 17개, 19개로 총 55개다. 최근 프로야구에 마치 핸드볼 같은 대량득점 경기가 속출하면서 타고투저 현상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한화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이후 등판한 투수들도 힘은 없었다. 그나마 28일 경기서 두번째 투수로 나와 3이닝 1실점한 좌완 마일영 정도가 롱릴리프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다른 투수들의 기용도 대중이 없었다. 선발투수를 제외한 불펜투수 전원이 마치 추격조처럼 나섰다. 3연전에서 등판하지 않은 구원투수는 박정진이 유일했다. 송창식과 윤규진 윤근영 등 주축 불펜투수들도 큰 점수차에서 등판해 계속 해서 점수를 내줬다.
총체적 난국이었다. 투수교체 타이밍도 좋지 않았다. 점수차가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마치 손을 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29일 경기서 선발 앨버스가 4회초 3점째를 내주고 2사 1,3루가 되자 신인 최영환을 올렸다. 최영환은 이호준에게 스트레이트볼넷을 내준 뒤, 테임즈에게 만루홈런을 맞았다.
물론 선수의 사기를 감안하면 곧바로 교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영환은 이후 안타 2개와 볼넷 2개로 추가점을 내주고 만루 위기까지 허용했다. 한화 벤치는 만루가 되고 나서야 마운드에 올라왔다. 하지만 교체는 아니었다. 최영환을 다독이고 다시 마운드를 내려갔다.
최영환은 박민우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면서 11점째를 허용했다. 뒤늦게 최영환 대신 윤근영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너무 늦었다. 세번째 투수 윤근영에게도 좋지 않은 타이밍이었다. 윤근영은 이종욱에게 1타점 적시타, 나성범에게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을 허용했다.
4회에만 9득점. 벌써 3-13으로 밀리고 말았다. 이후엔 무기력한 경기가 이어졌다.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자, 타자들도 의욕을 잃었다. 초반에 점수를 허용했을 때 적극적인 움직임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단순한 투수교체 타이밍의 문제는 아니었다. 현재 한화 마운드에 대해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트레이드 등 선수 영입이 여의치 않다면, 외국인선수 교체 등을 고려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대전=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