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상위권 안착 두산, 선두 싸움에 가장 중요한 핵심 3인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4-05-19 06:26


2014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NC다이노스의 경기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민병헌이 2회말 1사 2,3루에서 좌중월 3점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5.16/

파죽의 7연승. NC에게 1패를 당한 뒤 나흘 간의 휴식에 들어간 두산. 결국 선두권 경쟁에 끼어들었다.

1위 삼성과는 1.5게임 차. 2, 3위 넥센과 NC와는 불과 0.5게임 차다.

7연승을 거두는 과정은 매우 좋았다. 엄청난 타격으로 고득점 대승을 거뒀다. 그리고 NC와의 2차전에서 3대2의 접전 끝에 승리를 했다. 두산 송일수 감독은 "접전이 팀을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두산이 타격 뿐만 아니라 접전 상황 속에서 지킬 수 있는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사실 최근 두산에는 긍정적인 신호들이 많다. 불안하지만, 선발 로테이션은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 세밀한 약점은 있지만, 필승계투조의 윤곽도 거의 드러났다. 타선은 매우 이상적인 형태로 안정적인 폭발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상위권 싸움을 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부족한 게 사실. 나흘 휴식 후 세 명의 키 플레이어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복합열쇠를 쥔 민병헌

지금까지 두산에서 가장 강렬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 3할8푼5리의 타율과 8홈런, 38타점. 빠른 발도 특기 중 하나지만, 굳이 뛸 필요가 없을 정도의 엄청난 장타율(도루 4개, 장타율 6할4푼9리).

두산 타선은 한마디로 쉬어갈 틈이 없다. 민병헌과 오재원, 그리고 김현수와 칸투, 홍성흔. 하위타선에는 양의지 김재호 정수빈이 배치돼 있다. 팀 타율이 3할2리.


하지만 타격은 사이클이 있다. 두산도 예외는 아니다. 문제는 떨어지는 시점에서 승부처 득점이 어떻게 되느냐다. 팀에서 해결사가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데 두산은 해결사 역할을 두 부분으로 나누고 있다. 민병헌과 오재원이 한 파트. 김현수 칸투, 홍성흔이 한 파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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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송일수 감독이 '강한 9번'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 빠르고 센스있는 야수가 많은 두산에게 적합한 용병술. 민병헌은 이런 시스템에서 공격의 출발점과 마무리를 동시에 하고 있다.

즉 민병헌이 살아날 경우 두산은 시너지 효과를 2배 이상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 시점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민병헌의 타격 사이클이 떨어질 경우, 거기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물론 두산은 B플랜 뿐만 아니라 C 플랜도 있다. 1번을 칠 수 있는 정수빈과 오재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수빈은 변화구에 여전히 약점이 있다. 오재원은 득점권 타율(2할8푼6리)이 민병헌(4할7푼1리)보다 많이 떨어진다. 오재원과 정수빈의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민병헌만큼의 파괴력은 가질 수 없다는 의미. 두산은 민병헌이 복합적인 역할을 제대로 해주면서, 상, 하위 타선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득점의 폭발력이 상상을 초월한다.

김현수와 칸투, 홍성흔 중 한 명이 일시적으로 부진해도 그렇게 큰 공백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두산의 현 시스템에서 민병헌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 두산의 상위권 싸움에 그가 핵심인 이유다.


18일 잠실구장에서 프로야구 두산과 NC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렸다. 두산은 올 시즌 최장 7연승을 기록 중이다. 선발로 등판한 두산 노경은이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5.18
선발진의 키를 쥔 노경은

두산 선발진을 보자. 니퍼트, 볼스테드, 유희관, 노경은, 그리고 5선발(현 시점에서 정대현과 이재우)이다.

두산은 7연승을 달리기 이전, 3연승 이상이 없었다. 3연패 이하도 없었다. 이 부분은 두산의 선발이 가능성과 불안함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의미다. 시즌 초반 유희관이 매우 잘해줬다. 볼스테드는 두 차례의 불운이 있었다. 니퍼트는 부진했다. 노경은은 제구력이 떨어지면서 들쭉날쭉했다.

때문에 두산은 대승과 대패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경우가 많았다. 상대적으로 약한 롱 릴리프와 중간계투진의 영향도 있었다.

그런데 7연승을 달리는 과정에서 두산은 볼스테드가 충분히 제 역할을 했다 2m7에서 내리꽂는 패스트볼과 커브가 위력적이었다. 때문에 볼스테드는 선발의 한 축으로 안착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니퍼트 역시 시즌 초반 불안정함에서 벗어나고 있다. 따라서 두산의 선발진은 꽉 짜여진다. 노경은만 제대로 작동이 되는 가정 하에서 말이다.

노경은은 150㎞의 패스트볼과 예리한 슬라이더, 포크볼, 그리고 낙차 큰 커브를 가지고 있다. 현역 최고수준의 우완 파워피처다. 하지만 송일수 감독은 "여전히 승리에 대한 조급함이 있는데, 마운드에서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근본원인"이라고 했다. 실제 노경은은 5월13일 SK전에서 5회 갑자기 흔들렸다. 18일 NC전에서도 3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벌이다, 4회 8실점을 했다.

중요한 부분은 노경은의 부활여부에 따라 두산 선발진이 180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여전히 두산은 선발진이 불안하다. 니퍼트가 시즌 초반 들쭉날쭉하면서 확실한 에이스가 없는 상태. 노경은이 계속 부진에 빠진다면 두산의 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질 수 있는 공산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머지 선발 투수들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고, 악순환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노경은이 부활하면 두산의 선발진은 부담을 덜면서 선순환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상위권 싸움을 위해서는 탄탄한 선발 로테이션이 필수. 노경은이 키를 쥔 이유다.

5선발 & 롱 릴리프=이재우

두산은 타격에 비해 투수진에 미세한 약점들이 많다. 좋아지는 과정이지만, 여전히 기로에 서 있다.

두산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5선발과 롱 릴리프를 함께 할 수 있는 투수가 부족하다는 데 있다. 정대현이 최근 5선발로 나서 합격점을 받았지만, 여전히 경험과 구위 면에서 부족한 게 사실이다.

최근 부상으로 2군에서 내려갔다 1군으로 복귀한 이재우. 그는 선발과 중간계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베테랑이다.

최고 구속은 전성기 시절 150㎞ 안팎에서 지금은 140㎞대 초반으로 많이 떨어진 상태. 하지만 2년이 넘는 재활 끝에 돌아온 이재우는 지난해 후반기 팀의 5선발로서 역할을 제대로 했다. 포스트 시즌에도 200% 제 역할을 했다. 구속은 떨어졌지만, 여전히 코너 구석구석을 찌르는 날카로운 패스트볼과 포크볼로 안정적인 피칭을 한다.

스프링캠프에서 이재우는 "지난해보다 밸런스가 더 좋아졌다"고 했다. 불의의 부상을 입고 2군으로 내려갔지만, 여전히 그의 공은 안정적이었다. 5월14일 인천 SK전에서 중간계투로 나서 3이닝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산이 상위권 싸움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버리는 경기'의 횟수를 줄여야 한다. 경기 초반 많은 리드를 당하더라도, 강한 롱 릴리프로 상대를 압박해 역전을 노릴 필요가 있다. 또 선발투수의 경기력 기복을 줄여 안정적인 승수를 쌓을 필요도 있다. 그동안 두산에게 이 부분은 가장 큰 숙제였다. 마땅한 카드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이재우라는 마땅한 카드가 생겼다. 5선발과 롱 릴리프를 오가는 그의 역할에 따라 두산의 보이지 않는 승수가 좌우된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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