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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홈런 박병호, 40홈런 이상 가능하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4-05-06 08:51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2014프로야구 경기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6회초 2사 1루 넥센 박병호가 좌월 투런포를 친 후 1루로 달려나가고 있다.잠실=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5.01/

최근 2년 동안 보여줬던 패턴과 비슷하다. 시즌 초반에 주춤하다가 점차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탄력이 붙어 무섭게 질주한다. 단거리 주자의 폭발력, 장거리 주자의 지구력을 모두 갖춘 넥센 히어로즈 4번 타자 박병호의 홈런 레이스가 시작됐다.

5월들어 4경기에서 홈런 4개. 5일 현재 타율 2할8푼9리, 10홈런, 18타점. 타격 전부문의 데이터가 가파른 상승세를 가르키고 있다. 물론,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게 홈런이다. 박병호는 4~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3개를 몰아 쳐 단숨에 홈런 단독 1위에 올랐다. 3년 만에 등장한 외국인 타자가 주도하던 홈런 순위에 지갗동이 일어났다.

28경기, 126타석, 97타수 만에 10홈런. 과연 올 해는 몇 개나 가능할까.

박병호는 2012년 31개(133경기), 2013년 37홈런(128경기)을 터트리며 그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렸다. 확실히 최근 2년 보다 올 해의 페이스가 좋다. 1경기당 평균 0.357개를 기록했는데, 정규시즌 128경기로 계산해보면 45.7개가 나온다. 또 타수당 홈런 0.1개를 지난 2년간 기록(2012년 469타수, 2013년 450타수)에 대입해 봐도 45개 정도가 나온다.

박병호는 풀타임 첫 해인 2012년에 40경기 만에 10홈런을 때렸고, 지난해에는 46경기에서 10홈런을 터트렸다. 지난해 보다 18경기나 빨리 10홈런에 도달한 것이다.

여러가지 변수가 있겠으나 부상없이 지금 같은 컨디션을 이어간다면, 3년 연속 홈런왕에, 4년 만의 40홈런까지 가능하다. 지금까지 3년 연속 홈런왕은 장종훈(1990~1992년) 이승엽(2001~2003년) 밖에 없었다. 또 3차례 이상 홈런왕에 오른 타자도 이만수 김성한 장종훈(이상 3번) 이승엽(5번) 뿐이다. 그가 3년 연속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한다면, 한 시대를 대표하는 홈런타자 반열에 오르게 된다. 2010년에 이대호가 44홈런을 때린 이후 지난 3년간 40홈런 타자가 없었다.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2014프로야구 경기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6회초 2사 1루 넥센 박병호가 좌월 투런포를 치고 들어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잠실=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5.01/
박병호은 뛰어난 파워와 컨텍트 능력, 좋은 선구안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꾸준하고 성실하다. 2012년 133경기, 전 게임에 출전한 박병호는 지난해에 이어 올 해도 전 경기에 4번 타자로 나서고 있다. 풀타임으로 뛴 지난 2년간 이렇다할 부상없이 자리를 지켰다. LG 트윈스 시절 1,2군을 오갔던 박병호는 한 경기, 한 타석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는 선수이다.

앞선 2년간 박병호는 시즌 초반인 3~4월 이후 일시적인 슬럼프는 있었지만 장기간의 부진은 없었다. 지난 2년간 68개 홈런 중 18개를 9월에 기록했고, 5월에 12개, 6~7월에 각각 10개, 8월에 9개, 3~4월에 8개를 때렸다. 타격감이 떨어지면 잠시 침묵하다가도 언제 그랬냐는듯이 홈런을 몰아쳤다.

아직 초반이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5일 기준으로 박병호는 득점권에서 23타수 3안타를 기록해 득점권 타율이 1할3푼이다. 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1할8푼2리를 기록했고, 10개의 홈런 중에서 8개가 1점 홈런이다. 찬스에서 맥없이 물러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상대 투수들의 견제가 집중되다보니 감수해야할 부분이 있다. 염경엽 감독은 그래도 박병호의 결정적인 홈런이 터질 때마다 "4번 타자다운 활약을 했다"고 칭찬을 한다. 그런데 많은 팬들이 호쾌한 홈런과 함께 클러치 히터 박병호의 모습을 좀 더 자주 보고싶어 한다. 박병호의 능력을 잘 알고 있기에 기대치가 높은 것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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