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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 동안 보여줬던 패턴과 비슷하다. 시즌 초반에 주춤하다가 점차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탄력이 붙어 무섭게 질주한다. 단거리 주자의 폭발력, 장거리 주자의 지구력을 모두 갖춘 넥센 히어로즈 4번 타자 박병호의 홈런 레이스가 시작됐다.
박병호는 2012년 31개(133경기), 2013년 37홈런(128경기)을 터트리며 그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렸다. 확실히 최근 2년 보다 올 해의 페이스가 좋다. 1경기당 평균 0.357개를 기록했는데, 정규시즌 128경기로 계산해보면 45.7개가 나온다. 또 타수당 홈런 0.1개를 지난 2년간 기록(2012년 469타수, 2013년 450타수)에 대입해 봐도 45개 정도가 나온다.
박병호는 풀타임 첫 해인 2012년에 40경기 만에 10홈런을 때렸고, 지난해에는 46경기에서 10홈런을 터트렸다. 지난해 보다 18경기나 빨리 10홈런에 도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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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2년간 박병호는 시즌 초반인 3~4월 이후 일시적인 슬럼프는 있었지만 장기간의 부진은 없었다. 지난 2년간 68개 홈런 중 18개를 9월에 기록했고, 5월에 12개, 6~7월에 각각 10개, 8월에 9개, 3~4월에 8개를 때렸다. 타격감이 떨어지면 잠시 침묵하다가도 언제 그랬냐는듯이 홈런을 몰아쳤다.
아직 초반이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5일 기준으로 박병호는 득점권에서 23타수 3안타를 기록해 득점권 타율이 1할3푼이다. 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1할8푼2리를 기록했고, 10개의 홈런 중에서 8개가 1점 홈런이다. 찬스에서 맥없이 물러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상대 투수들의 견제가 집중되다보니 감수해야할 부분이 있다. 염경엽 감독은 그래도 박병호의 결정적인 홈런이 터질 때마다 "4번 타자다운 활약을 했다"고 칭찬을 한다. 그런데 많은 팬들이 호쾌한 홈런과 함께 클러치 히터 박병호의 모습을 좀 더 자주 보고싶어 한다. 박병호의 능력을 잘 알고 있기에 기대치가 높은 것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