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넥센 히어로즈 경기를 보면 일종의 패턴이 눈에 띈다. 타자들이 꾸준히 점수를 뽑는데, 마운드가 흔들려 어려운 게임을 하게 된다. 막강 공격력에 비해 투수진, 특히 선발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경기 초중반에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조상우 마정길 한현희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조를 가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9개 구단 최고로 평가되는 공격력을 갖추고도 마운드 난조로 승수를 쌓지 못했다.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벌써 두 번이나 승리를 앞두고 마지막 순간에 경기를 망치기도 했다.
지난해 시즌 후반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좋은 활약을 했던 오재영은 앤디 밴헤켄, 브랜든 나이트에 이은 3선발이었다. 국내 선수 중 가장 믿었던 선발 투수다. 염 감독이 선발진을 구성하면서 국내 투수 중 첫 번째로 올렸던 투수가 오재영이다. 그만큼 실망도 클 수밖에 없다. 염 감독은 "볼 끝이 살아나지 않아 버티지 못했다"고 했다.
히어로즈는 이날 2군에서 권택형(21)과 '고졸 루키' 하영민(19)을 올렸다. 두 선수 모두 1군 경력이 전혀없는 우완 투수다. 상당히 파격적인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2012년 입단한 권택형은 지난 2년간 2군에만 머물렀다. 염 감독은 하영민을 선발, 권택형을 중간계투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변화는 또 있다. 오재영 이정훈과 함께 최상덕 1군 투수코치도 2군으로 내려갔다. 염 감독은 "내가 원했던 쪽으로 준비를 하지 못했다"고 최 코치의 2군행 배경을 설명했다. 투수진 부진에 대한 문책성 결정이었다는 의미다. 이강철 수석코치가 1군 투수코치를 겸한다.
히어로즈 투수진 변화와 투수코치 교체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궁금하다.
목동=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