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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포수, 10년 만에 다시 볼 수 있을까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4-04-09 06:33


30일 인천문학구장에서 프로야구 개막 2연전 SK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개막전에서는 넥센이 타격을 앞세워 SK에 8대3으로 승리했다.
넥센 로티노.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3.30

외국인 포수?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포수는 단순히 투수의 공을 받아주는 포지션이 아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볼배합에 블로킹 등 수비, 주자 견제, 송구에 경기 전체를 아우르는 역할까지 해야 한다. 투수의 미묘한 심리, 당일 컨디션, 상대팀 타자의 성향도 파악해야 한다. 투수는 물론, 야수들과의 소통도 중요하다. 세밀한 전문성이 필요한 자리다. 포수를 '야전사령관'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 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외국인 포수를 볼 수 있을까. 넥센 히어로즈의 외국인 타자 비니 로티노가 유력한 후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외국인 선수의 포수 선발 출전은 2004년 4월 24일 한화 이글스의 엔젤이 삼성 라이온즈전에 나선 게 유일하다.

로티노는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포수 미트를 끼고 훈련을 했다. 김동수 배터리 코치와 함께 수비 훈련에 송구 연습까지 했다.

히어로즈의 주전 포수는 허도환인데, 허리 통증으로 이날 선발에서 빠졌다. 개막전부터 8경기 연속 선발로 나선 허도환 대신 백업포수인 박동원이 포수 마스크를 썼다. 1군 엔트리에 포수는 허도환과 박동원, 둘 밖에 없는 상황.이성열과 이택근 강정호 등 포수 경험이 있는 야수가 있었지만, 염경엽 히어로즈 감독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로티노에게 훈련을 지시한 것이다.

로티노는 내야수와 외야수, 포수가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 입단 때 포수 미트와 다양한 포지션의 글러브를 챙겨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마이너리그 시절 포수로 나선 경험이 있고, 이탈리아대표팀 포수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적이 있다.

로티노의 영입이 결정됐을 때부터 염 감독은 포수로 출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블로킹 등 수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비상사태에 대비해 준비를 해둬서 나쁠 게 없다. 염 감독은 "로티노가 포수로 선발 출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경기 후반에 교체 포수로 마스크를 쓸 수는 있다는 뜻이다.

물론, 기존의 포지션 구도에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뜻도 있을 것이다. 지난해부터 히어로즈는 허도환이 주전, 박동원이 백업으로 안방을 지켰다. 대다수 팀이 포수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다른 포지션에 비해 포수가 약하다는 얘기도 있었다. 로티노의 포수 훈련이 미묘한 경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먼저 로티노가 외국인 타자답게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 중거리 타자로 평가되는 로티노는 시즌 초반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외야 포지션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날은 3경기 만에 8번-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목동=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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