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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는 8일 LG 트윈스와 5시간 4분(334분)의 연장 혈투를 벌였지만 2대2로 비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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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연장 10회말과 11회말 두 번 만루 찬스를 무산시켰다. 10회말에는 강민호가 삼진, 황재균의 유격수 땅볼 때 3루 주자 손아섭이 홈에서 포스아웃 그리고 김문호가 투수 땅볼로 물러나고 말았다. 무사 만루 때 첫 타자(강민호)가 점수를 뽑지 못하면 어렵다는 속설이 맞아 떨어졌다. LG 마무리 봉중근은 죽다 살아났다.
롯데 타자들은 두 번의 기회에서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했다. 외야 희생 플라이 하나가 무척 아쉬웠다.
롯데 벤치는 10회말 강민호 황재균을 믿었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점수를 짜내기 위해 스퀴즈 번트도 고려했지만 결과적으로 선수를 믿고 정상 타격을 주문했다. 11회말에도 조성환 박종윤을 믿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올해 화끈한 공격 야구를 펼쳐보이겠다고 했다. 4번 타자 최준석이 가세했다.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도 영입했다. 최준석은 삼성전(5일) 4타점이 보여준 게 전부다. 히메네스는 지난달 14일 햄스트링 부상으로 개점 휴업상태다. 롯데의 득점권 타율은 2할4푼8리. FA 75억 사나이 강민호(0.174), 최준석(0.158), 전준우(0.182) 김문호(0.182)의 타율이 2할을 밑돌고 있다. 롯데의 현재 타선에선 손아섭(0.400) 박종윤(0.381) 황재균(0.333) 등을 빼곤 모두 타격감이 나쁜 상황이다. 도대체 믿고 맡길 타자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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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롯데 타선을 떠받쳐주고 있는 게 마운드다. 롯데 마운드는 타격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은 LG 타선을 11안타 2실점으로 막았다. 선발 장원준이 6이닝 7안타 2실점했다. 이후 6이닝 동안 이명우부터 김승회까지 6명의 불펜이 투입, 4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기가막히게 이어던졌다. 주자를 남기고 다음 투수에게 마운드를 넘겨도 깔끔하게 막아줬다. 지난해 블론세이브를 남발, 4강 진출 실패의 비난을 받아야 했던 롯데 불펜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그 중심에 정대현이 있다. 정대현은 2013시즌 선수 인생에서 최악의 해를 보냈다. 좋지 않았던 허리가 정상 컨디션을 찾으면서 과거 SK 때 좋았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주무기인 커브는 타자 앞에서 조금씩 치솟고 있다. 또 싱커는 좀더 예리하게 떨어지고 있다. 정대현을 상대하는 타자들의 방망이가 헛돌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수많은 파울이 나왔지만 지금은 타자 앞에서 움직이는 공을 정확하게 맞추지 못하고 있다. 정대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0이다. 마무리 김성배, 좌완 스페셜리스트 이명우, 롱 릴리프 김승회도 평균자책점이 0이다.
파이어볼러 최대성은 150㎞대의 빠른 공으로 타자를 윽박지르고 있다. 좌완 강영식도 다소 기복이 있지만 버텨주고 있다.
롯데는 이번 LG전에서 기회 무산 뒤 위기를 맞았지만 막강 불펜이 막아주면서 실점하지 않았다.
불펜이 이렇게만 던져준다면 롯데는 앞으로 충분히 승산이 높다. 선발 유먼 옥스프링 장원준이 좋은 출발을 보였다. 송승준은 2패로 또 시즌 출발이 불안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따라서 롯데는 마운드의 높이와 안정감에서 다른 팀들에 밀리지 않는다. 투수 왕국 삼성 라이온즈와 견줄만하다. 마운드가 강하면 타선이 살아날 때까지 버틸 수가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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