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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2014 시즌. 벌써부터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시즌 프로야구 3대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이 세 가지 시나리오가 완성된다면 올시즌 프로야구는 더욱 풍성한 스토리를 만들어낼 것이고, 더 큰 사랑을 받을 것이다.
꿈의 20승-40홈런 올해는?
먼저 투수 20승. 지난 2007년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다니엘 리오스(22승)가 마지막 20승 투수다. 국내 투수로는 1999년 현대 정민태(현 롯데 투수코치) 이후 맥이 끊겼다. 타자들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투수 분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20승은 더욱 힘든 기록이 됐다.
올해도 분명히 쉽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후보는 추려볼 수 있다. 먼저 부활을 선언한 SK 와이번스 좌완 김광현이 있다. 부상을 털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데다가, 본인이 올해 좋은 성적을 내고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고 있기에 기대를 해볼만 하다. 또,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좋은 구위를 보여준 KIA 타이거즈 왼손투수 양현종도 주목할만 하다. 외국인 투수 중에서는 두산의 에이스 니퍼트가 유력한 후보가 될 수 있다.
40홈런은 20승보다 달성 가능성이 높다. 2년 연속으로 홈런왕에 오른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는 지난해 37개를 때렸다. 올해는 40홈런이 가능하다고 평가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SK 최 정과 삼성 최형우도 후보다. 또, 올해는 힘좋은 외국인 타자들이 가세했다. 한국야구 적응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SK 스캇, 두산 칸투, NC 다이노스 테임즈 등이 40홈런 도전이 가능한 타자다.
삼성 통합 4연패 가능할까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통합 3연패에 성공했다. 이제 통합 4연패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삼성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마무리 투수와 톱타자를 잃었다. 오승환이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로 이적했고, 1번 타자-중견수 배영섭이 군에 입대했다. 류 감독은 이 때문에 전력 약화를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올해도 삼성을 최강으로 평가한다. 분명 두 사람의 공백이 마이너스 요소이고 다른 경쟁 팀들의 전력이 올라와 이전보다 힘든 시즌이 되겠지만, 삼성은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통합 3연패를 이끈 타선의 힘이 여전하고 오승환이 빠져나갔지만 그 공백을 다른 선수들이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서 방출된 임창용이 삼성 유니폼을 입게 돼 오승환의 공백을 최소화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엘롯기 동맹, 동반 4강 올해는 가능할까
지난 시즌이 한창이던 6월.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팬들은 잠시 꿈에 부풀었다. 국내 프로야구 최고 인기구단인 세 팀. 프로야구 팬들에게 '엘롯기 동맹'은 국어사전에 등재된 표준어 같이 쓰이는 단어다. 엘롯기 동맹의 탄생 기원은 슬프다. 단순히 인기가 많은 팀들의 모임이라는 뜻이 아니었다. 2000년대 들어 매시즌 동시에 하위권에 처져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한 암울한 역사가 반영된 것이다. 세 팀은 전신(LG 전신 MBC, KIA 전신 해태)의 역사까지를 포함하더라도 함께 가을야구를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지난 시즌 초반에는 세 팀이 힘을 냈다. 그리고 동반으로 가을야구를 하는줄 알았다. 하지만 KIA와 롯데가 힘이 빠지며 레이스에서 탈락했다. 특히, KIA는 막내구단 NC에도 뒤지는 수모를 당했다.
이번 시즌 엘롯기 동맹이 다시 한 번 동반 4강에 도전한다. 세 팀이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는 엄청난 흥행카드가 될 수 있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춘추전국시대의 시즌이 예상되기 때문에 오히려 세 팀이 함께 선전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지난해 가을야구를 한 LG는 투-타 짜임새가 훨씬 좋아졌다는 평가다. 충분히 4강 전력이다. 롯데도 마찬가지다. 왼손 에이스 장원준이 복귀하며 장원준-송승준-유먼-옥스프링의 리그 최강 선발진이 꾸려졌다. 최준석과 히메네스의 영입으로 장타 갈증도 해소할 전망이다. KIA 역시 올해는 기필코 가을야구를 한다는 각오다. 양현종의 구위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김진우-홀튼으로 이어지는 선발진도 괜찮고, 타선도 경쟁력을 갖췄다. 외국인 타자인 필과 마무리 어센시오, 그리고 FA로 영입돼 이용규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이대형이 활약해준다면 KIA도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