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시범경기 스탯, 허와 실을 따져봤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4-03-24 08:06



올해 4강 이상의 성적을 노리는 롯데 자이언츠의 시범경기 성적을 어떻게 봐야 할까.
롯데는 23일 끝난 2014시즌 시범경기에서 11경기를 해 4승6패1무(승률 4할)를 기록, 9위로 꼴찌를 했다. 팀 타율은 2할8푼3리, 평균자책점 6.09, 55득점, 69실점, 13홈런을 기록했다. 팀 타율 1위, 평균자책점 9위, 득점 5위, 실점 9위, 홈런 2위였다.
이 많은 기록들 중에는 롯데 경기력의 '허'와 '실'이 공존하고 있다. 롯데는 시범경기에서 실제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 않았다. 물론 다른 팀들도 시범경기에서 전부를 보여주지 않았다. 특히 롯데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그야말로 테스트를 즐겼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정규시즌에 나올 진짜 모습도 드러냈다.
김해=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3.18/

올해 4강 이상의 성적을 노리는 롯데 자이언츠의 시범경기 성적을 어떻게 봐야 할까.

롯데는 23일 끝난 2014시즌 시범경기에서 11경기를 해 4승6패1무(승률 4할)를 기록, 9위로 꼴찌를 했다. 팀 타율은 2할8푼3리, 평균자책점 6.09, 55득점, 69실점, 13홈런을 기록했다. 팀 타율 1위, 평균자책점 9위, 득점 5위, 실점 9위, 홈런 2위였다.

이 많은 기록들 중에는 롯데 경기력의 '허'와 '실'이 공존하고 있다. 롯데는 시범경기에서 실제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 않았다. 물론 다른 팀들도 시범경기에서 전부를 보여주지 않았다. 특히 롯데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그야말로 테스트를 즐겼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정규시즌에 나올 진짜 모습도 드러냈다.

우선 평균자책점이 너무 높았다. 6.09는 현재 롯데 투수진의 실제 전력이 아니다. 김시진 감독은 22일 불펜 홍성민, 23일 불펜 심수창이 난타를 당하는 걸 오래 지켜봤다. 정민태 투수코치가 홍성민(7실점)이 난조를 보이자 바꿔주자고 했지만 김 감독은 그대로 두라고 했다. 뭐가 잘못 됐는지 스스로 느껴보라는 것이었다. 심수창(6실점)도 같은 의미였다. 정규시즌이었다면 둘이 만신창이가 될 때까지 지켜보지 않았다.

롯데는 시범경기에서 김사율과 배장호 둘의 5선발 가능성을 점검했다. 김사율은 3번, 배장호는 2번 선발 등판했다. 둘다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김 감독은 5선발 결정을 당분간 미루겠다고 했다. 시즌 초반 일정상 5선발을 쓸 일이 없다.

1~4선발로 이미 굳어진 유먼 옥스프링 송승준 장원준(이상 순서 미정)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차원에서 1~3게임 정도씩 선발 등판 했다. 유먼이 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5.0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이 수치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유먼은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확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 틀림없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13승씩을 올린 검증된 카드다. 위기관리 능력이 탁월하다. 그는 시범경기 때 추운 날씨 때문에 경기 감각을 잡는 수준에서만 투구를 했다고 한다. 옥스프링(평균자책점 2.70)과 장원준(3.21)은 실전 처럼 피칭을 했다. 송승준(5.59)도 정규시즌 준비를 마쳤다.

롯데가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팀 평균자책점은 3점대로 떨어질 것이다. 검증된 선발 카드 장원준의 가세와 파이어볼러 최대성의 부활 그리고 정대현이 위력적인 공을 던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이 11일 일본 가고시마 가모이케 구장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했다.
최준석과 히메네스가 함께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사이판에서 훈련한 베테랑 투수조가 지난달 29일 가고시마로 이동한 가운데 애리조나에서 훈련한 야수조와 투수조가 10일 현지에 도착했다. 이날은 모든 선수들이 함께 모여 팀 수비, 주루, 타격 훈련을 했다. 가고시마(일본)=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2.11/
롯데 팀 타율 1위는 큰 의미가 없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포지션별 주전 경쟁이 치열했다. 그러다보니 매경기 베스트 라인업 보다 테스크 성격이 강한 타순을 짰다. 선수들은 김 감독 눈에 들기 위해 타석에서 집중했다. 황재균(타율 4할7리) 정 훈(3할4푼8리) 문규현(3할1푼3리) 조성환(3할1푼3리) 등이 그런 효과를 봤다. 반면 히메네스(부상)와 장성우(컨디션 난조) 등이 1군에서 빠졌다. 둘의 이탈은 분명히 팀 전력 누수라고 봐야 한다.

팀 득점권 타율이 2할5푼5리에 그쳤다. 박흥식 롯데 타격 코치는 올 시즌 롯데 타자들의 목표는 득점권 타율을 1위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베스트 라인업을 짜지 않았고, 히메네스와 장성우가 빠진 상황이라 2할5푼5리가 롯데의 진짜 모습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롯데 타자들이 시범경기를 통해 보여준 클러치 상황에서의 집중력은 지난 시즌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런 해결 능력이 정규시즌까지 이어진다면 롯데의 화끈한 '공격 야구'는 공허한 말로만 그칠 수 있다. 대신 '지키는 야구'에 다시 매달릴 수도 있다. 팀 홈런 13개를 13명의 타자가 하나씩 쳤다. 골고루 나온 건 좋지만 몰아칠 확실한 해결사가 없다고도 볼 수 있다. 새 4번 타자 최준석은 타율 2할2푼7리, 6타점 1홈런을 기록했다. 햄스트링을 다쳐 재활 훈련 중인 히메네스는 타율 1할2푼5리, 1타점, 1홈런에 그쳤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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