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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수는 만족, 제구력은 글쎄.'
그러나 구속과 투구수는 당장 시즌이 개막돼도 상관없을 정도로 정상 궤도 오른 모습이었다. 울프는 포심패스트볼과 투심패스트볼, 두 가지 직구를 던지는데 모두 최고 149㎞를 찍었다. 특히 투심은 공끝의 떨어지는 움직임이 현란했다는 분석이다. 싱커와 비슷한 궤적을 그렸다. 제구력만 뒷받침된다면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구종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총 투구수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1개가 투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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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에는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애를 먹었다. 선두 이대형과 김선빈을 각각 투심으로 땅볼로 잡아낸 울프는 3번 이범호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범호의 장타를 의식했기 때문인지 풀카운트까지 접전을 벌이다 8구째 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나지완을 초구에 2루수플라이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2회에는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줬다. 선두 김주형을 자신의 시범경기 첫 삼진으로 잡아낸 울프는 필을 유격수 실책으로 내보냈다. 이어 이종환에게 초구 직구를 한복판으로 찔러넣다 좌전안타를 내줘 1,2위루의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차일목을 2구째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땅볼을 유도,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잡아냈다.
그러나 3회 급격히 흔들렸다. 1사후 이대형과 김선빈을 잇달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이범호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지다 좌전안타를 맞고 만루 위기를 맞았다. 나지완의 희생플라이로 1실점한 뒤 김주형을 또다시 볼넷으로 내보내며 좀처럼 제구력 안정을 찾지 못했다. 필을 우익수플라이로 처리하며 추가실점을 겨우 막았다.
4회에는 공격적인 피칭을 펼치다 3안타를 맞고 2실점했다. 1사 2루서 강한울을 상대로 몸쪽 직구를 던지다 우전적시타를 맞았고, 이어 이대형과 바깥쪽 승부를 펼치다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강한울과는 3B1S로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실투가 나왔고, 이대형에게는 2구째 바깥쪽 커브가 살짝 가운데로 몰렸다. 하지만 울프는 이후 6회 1사까지 6타자를 연속으로 잡아내며 안정을 찾았다.
이만수 감독은 경기후 "울프는 제구에 애를 먹었으나 첫 등판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올해 새롭게 한국땅을 밟은 외국인 투수 가운데 아직 실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선수는 삼성 J.D 마틴 뿐이다. 마틴은 전지훈련 막판 햄스트링을 다쳤다.
광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