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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9개 구단 약점 메우기 숙제,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03-17 07:01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한창이다. 한 팀이 많게는 8경기에서 적게는 4경기까지 경기를 마치며 전력을 다지고 있다. 스포츠조선은 '각 팀의 시범경기 핫이슈, 치명적 공백 메웠을까'(3월7일자 6면)를 통해 9개 팀들이 시즌 전 꼭 메워야 할 약점들을 체크한 바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시범경기에서 각 팀들은 약점 보완을 잘해내고 있을까.

삼성=마무리 안지만. 베테랑이니 믿자

삼성의 과제는 마무리 오승환이 없는 상황을 이겨내야 하는 것이었다. 새 마무리는 일찌감치 안지만으로 확정됐었다.

안지만은 14일 대구 LG전에서 시범경기 첫 등판을 했다. 5-1로 앞서던 9회 등판했는데 이병규(9번)-이병규(7번) 콤비에게 각각 선제 2루타와 적시타를 허용하며 1실점했다. 첫 시범경기 등판이기에 몸이 풀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고 당시 날씨도 추웠다. 류중일 감독은 당시 "실전 감각이 문제인 것 같다. 하지만 베테랑인 만큼 곧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류 감독 말대로였다. 안지만은 이틀 후 열린 대구 롯데전에서 팀이 3-4로 뒤지던 9회초 등판해 안타 1개를 허용했지만 나머지 세 타자를 모두 삼진처리하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등판횟수를 늘리고, 날씨가 더 따뜻해지면 훨씬 좋은 공을 뿌릴 전망이다.

문제는 안지만을 대체할 이현동, 김희걸, 김현우 등 우완 불펜 후보들이 들쭉날쭉 하다는 것인데,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두산=크게 느껴지지 앉는 FA 공백

두산은 5경기 중 무승부가 3게임이었다. 아직 점검차원이기에 이 투수, 저 투수를 돌려가며 기용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불펜에서의 실점이 많은게 시범경기에서의 아쉬운 대목이다.


사실, 두산의 약점은 FA로 떠난 팀의 주축멤버들인 이종욱, 최준석, 손시헌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였다. 이 공백을 메울 선수들은 외야에 정수빈-민병헌, 내야에 김재호-허경민, 그리고 지명타자 오재일 등인데 이 선수들의 몸상태나 경기 내용이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정수빈의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는 점이 희망적이다. 주말 KIA와의 2연전에서 안타 3개, 볼넷 4개, 타점 4개를 기록했다. 사실, 최준석과 손시헌은 지난해 정규시즌 크게 존재감이 없었다. 두산의 가장 큰 걱정은 1번-중견수 자리를 맡고있던 이종욱의 공백이었다. 정수빈이 현재 컨디션만 유지해준다면 이종욱의 공백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을 듯.

LG=리즈 공백, 리오단이 메운다

LG의 가장 큰 걱정은 지난 시즌 200이닝을 혼자 책임진 리즈의 공백이었다. 리즈가 메이저리그 토론토와 마이너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올시즌 한국에서 뛸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다.

그 와중에 새 외국인 투수 리오단이 호투를 이어가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리오단은 11일 NC와의 첫 시범경기에서 4이닝 1실점의 무난한 투구로 데뷔전을 마친 뒤, 16일 한화전에서 다시 한 번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제구가 워낙 좋은 투수이기에 연타 허용 확률과 기복이 적다는게 장점. 지금의 컨디션만 유지한다면 정규시즌에서도 꾸준한 활약을 이어갈 전망이다. 류제국과 함께 개막전 선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10승 투수 우규민의 컨디션도 좋고, 치열한 경쟁 속에 많은 선발 후보들이 좋은 투구를 해주고 있어 리즈 공백은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넥센=강지광만 있나. 조상우가 있다

이번 시범경기 넥센 최고의 히트상품은 강지광이다. 혜성처럼 나타나 홈런 3개를 때려내며 안그래도 강한 넥센 타선에 힘을 붙여주고 있다. 물론, 염경엽 감독은 강지광이 무조건 2군에서 시즌을 맞이할 것이라고 일찌감치 선언했다.

강지광만 있는게 아니다. 조상우도 있다. 지난해 대전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넥센에 입단한 조상우는 1년 새 확 달라진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섰다. 150km가 넘는 강속구는 원래 가지고 있는 무기였는데 제구까지 장착됐다. 3경기 3이닝 무실점에 삼진이 무려 7개다. 구위가 워낙 좋다보니 상대 타자들이 알고도 못치는 공이다.

넥센의 약점은 불펜이었다. 지난해 홀드왕 한현희를 제외하면 확실히 믿음을 주는 불펜이 없었다. 사이드암 한현희에 정통파인 조상우가 가세한다면 금상첨화다. 염경엽 감독은 "1이닝 정도는 충분히 막아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롯데=홈런은 안터지고, 부상은 터지고

롯데가 FA로 최준석을 영입하고, 외국인 타자도 거포형 히메네스를 데려온 것은 딱 하나다. 홈런 때문이다. 지난 시즌 터지지 않은 홈런의 악몽을 풀고자 했다.

시작은 좋았다. 9일 마산 NC전에서 한꺼번에 홈런 4개가 터졌다. 조성환-히메네스-장성호-김사훈의 홈런 릴레이가 펼쳐졌다. 홈런에 목말랐던 롯데팬들을 설레게 한 하루였다.

하지만 이후 홈런은 감감 무소식이다. 이후 3경기밖에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조급할 필요는 없지만, 벌써부터 악재가 찾아왔다. 기대를 모았던 히메네스가 14일 훈련 도중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4주간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물론, 히메네스를 대체할 박종윤, 장성호 등의 카드들이 있지만 오직 큰 것 한방을 위해 데려왔던 히메네스가 허무하게 빠져버리니 힘이 빠지는게 사실이다.

SK=불펜 순항중

SK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레이예스, 윤희상 등 믿었던 선발들이 일찌감치 무너지는 경향을 보였지, 약점으로 지적됐던 불펜은 매우 안정된 모습이다. 5경기밖에 치르지 않아 투수들의 등판횟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불펜에서는 큰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 2승3패를 기록했는데 2승이 투수력으로 상대를 압도한 경기였다.

주축 불펜으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박정배-전유수-이재영-진해수-임경완 중 실점이 있는 투수는 박정배 뿐이다. 그것도 2⅓이닝 1실점이다. 여기에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츠에서부터 이번 시즌 히든카드로 떠오르고 있는 잠수함 신인 박민호 역시 2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해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SK의 관건은 선발에서 마무리 박희수까지 연결되는 라인의 강화였다. 지금까지의 시범경기에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NC=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김진성

지난 시즌 전 마무리로 낙점됐지만, 안정감을 주지 못하며 곧바로 자리를 잃고 만 김진성이 재수에 도전하는 시즌이다. 김경문 감독은 계속해서 "김진성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며 자신감을 심어주고자 하고 있다.

김진성은 시범경기 3경기에 나와 3이닝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구위는 확실히 좋은 모습이다. 하지만 정규시즌 세이브 상황에서의 긴장된 상황이 아니기에 지금의 무실점 투구를 쉽게 평가할 수는 없다. 마무리 투수는 그 어떤 보직보다도 긴장감 넘치는 실전에서의 안정감이 필요하기에 실제 세이브 상황이라든지, 정규시즌 경기에서의 모습을 조금 더 지켜봐야할 듯 하다.

한편, NC 이번 시범경기를 통해 원종현이라는 보석을 발견했다. 우완 사이드암인 원종현은 3경기 4이닝 무실점으로 필승조 한 자리를 따낼 태세다.

KIA=외국인 선수들 흐림, 이대형은 화창

KIA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의 활약도에 따라 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질 전망.

일단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일본 다승황 출신 홀튼은 11일 넥센전에서 3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가 16일 두산전에서 3이닝 3실점했다. 구위로 상대를 압박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공이 조금만 몰리면 맞아나갈 가능성이 크다.

마무리 어센시오는 15일 두산전에서 4-4이던 9회 나와 2실점하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구위는 뛰어난데, 제구가 때때로 발목을 잡을 유형의 투수다.

타자 브렛 필은 12일 넥센전에서 3안타 경기를 만들었지만, 전체적으로 아직 한국야구에 적응을 못하는 모습이다.

다만, KIA는 FA로 영입한 외야수 이대형이 15타수 6안타 7득점 5볼넷 2도루를 기록하는 등 순도 높은 활약으로 그동안의 부진을 털어낼 조짐을 보여 웃음을 지을 수 있게 됐다.

한화=아직은 의문부호 달린 선발진 리빌딩

결국, 한화는 선발싸움에서 타 팀에 앞서야 4강에 들 수 있다. 아직은 정확히 한화 선발진을 평가하기 이른 시점이지만,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띌 정도로 상승세를 탈지는 지켜볼 일이다.

가장 중요한 두 외국인 투수는 평범했다. 80만달러의 몸값을 자랑하는 앨버스는 16일 LG와의 데뷔전을 2이닝 1실점으로 평범하게 치렀다. 클레이도 13일 NC전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 사람 모두 구위보다는 제구를 위주로 한 투수들. 상대를 압도하는 유형이 아니기에 조금은 더 지켜봐야 정확한 평가를 내릴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유창식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9일 SK전에서 3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더니 16일 LG전에서 3이닝 6실점(4자책점)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그나마 다행인 건 지난해 선발 수업을 받은 송창현이 연착률하고 있다는 것. 두 번의 등판에서 모두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또 다른 좌완 윤근영이 안정적인 투구를 해주고 있는 것도 호재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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