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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2014시즌 시범경기가 펼쳐진 김해 상동구장에서 좀체 보기 드문 일이 있었다. 2500경기 이상 20년 이상 야구경기 기록을 한 베테랑 기록원(김태선씨)도 처음 겪는 낯선 일이라고 했다.
이번 문제의 발단은 8회초와 9회초 두산 공격에서 나왔다. 8회초 1번 오재일 타석에 부정위 타자 박건우가 나와 삼진아웃을 당했다. 원래 박건우의 타순은 4번이었지만 착각을 했다. 박건우는 6회말 수비에서 좌익수 민병헌(1번 타자)을 대신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자신이 1번 타자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두산 코칭스태프는 민병헌의 타순을 4번이라고 심판에게 통보했다.
롯데 쪽에서 이 상황을 잘못됐다고 항의하지 않았다.
두산은 규정 대로 했다면 9회초 공격에서 5번 타순부터 공격을 해야 맞았다. 하지만 두산은 다시 그들이 생각하는 흐름대로 2번 타순부터 시작한 것이다. 규정 대로라면 8회초 공격이 4번 박건우로 끝났기 때문에 5번 타자 홍성흔부터 타석에 들어가야 했다. 하지만 또 롯데는 이 사항을 항의하지 않았다.
그래서 최종 기록지에는 상황이 벌어진 대로 박건우가 두 번 삼진을 당한 것으로 처리됐다.
김태선 기록원은 "이 같은 일이 정규시즌에 있었더라도 상대팀에서 항의를 하지 않았다면 그냥 삼진 두 개로 처리된다. 하지만 상대팀에서 이 경우 어필을 했더라면 부정위타자가 홈런을 쳤더라도 인정이 안 되며 정위타자는 아웃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특이한 일은 전광판이 있는 곳에서 경기가 벌어졌더라면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상동구장엔 제대로 된 큰 전광판도 없었다. 그래서 선수 라인업을 볼 수가 없다. 또 이 경기는 TV중계도 없었다. 현재 롯데 홈구장인 사직구장은 전광판 교체 공사 등으로 경기를 치를 수 없는 상황이다. 상동(김해)=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