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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상현은 지난 2009년 KIA 시절 36홈런, 127타점으로 정규시즌 MVP에 올랐고,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며 데뷔 이후 최고의 한 시즌을 보냈다. 오랜 기간 2군에 머물렀던 그는 당시 MVP 시상식에서 "고생하는 많은 2군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격려가 되기를 바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우여곡절 많았던 지난 4년이었다. 김상현은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마치고 지난 4일 선수단과 함께 귀국했다. 전훈 기간 13차례 연습경기에 출전해 타율 1할5푼6리(45타수 7안타), 홈런 1개, 6타점을 기록했다. 연습경기 초반 삼진당하기 일쑤였고 무안타의 부진이 이어졌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 2루타와 홈런을 터뜨리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지난달 25일 주니치와의 연습경기에서는 3-2로 앞선 8회 1사 만루서 상대 투수 아차라의 초구를 받아쳐 좌월 그랜드슬램을 쏘아올렸다. 이후 꾸준히 안타를 만들어내며 상승세의 타격감을 이어갔다. 27일 삼성전에서는 볼넷을 3개나 얻을 정도로 선구안도 안정감을 보였다.
김상현은 이번 시즌 SK 타선에서 가장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 이 감독은 김상현을 중심타선에 포진시킬 생각이다. 연습경기에서도 주로 5번, 6번 타자로 기용했다. 3번 최 정이 오른손, 4번 루크 스캇이 왼손이기 때문에 오른손 타자인 김상현이 5번을 치면 이상적인 중심타선을 구성할 수 있다. 1번 오른손 김강민, 2번 왼손 박재상 또는 조동화, 6번 왼손 박정권까지 포함하면 '공포의 지그재그' 타선을 완성할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