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한 2014시즌, AG에 목맨 선수 누구 있나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3-02 11:42



개인의 운명은 물론, 팀의 운명도 달렸다. 아시안게임이 2014시즌 강력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대표팀. 조병관기자rainmaker@sportschosun.com

개인의 운명은 물론, 팀의 운명도 달렸다. 아시안게임이 2014시즌 강력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야구가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제외된 뒤로 병역 혜택이 달린 국제대회는 아시안게임만이 남았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 경우, 병역특례를 받을 수 있다. 이번 대회 이후로 이 혜택도 사라질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이 중요해졌다.

하지만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삼성 류중일 감독은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명예회복을 해야 한다. 무조건 최고의 선수들로 꾸릴 것"이라며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병역 혜택을 주기 위해 군미필 선수들 위주로 선발할 생각이 없음을 확실히 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만을 바라보던 젊은 선수들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당장 올시즌 최고의 성적을 보여야만, 대표팀 승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상무나 경찰청에서 야구를 계속 할 수 있지만, 면제와는 하늘과 땅 차이다. 당장 받고 있는 고액 연봉도 받지 못하게 되고, 좋았던 흐름도 끊길 수 있다. 팀 역시 주요선수가 군면제 혜택을 받게 되면, 향후 3~4년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진다. 대표팀 명단엔 개인과 팀의 운명이 모두 달려있다.


지난해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선발돼 훈련을 하고 있는 김상수.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2.13/
삼성

그나마 대표팀 사령탑이 팀의 수장인 류중일 감독이기에 조금 안심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최고의 선수로 대표팀을 꾸리기로 했기에 제 식구 감싸기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가장 군면제가 절실한 건 주전 유격수인 김상수(24)다. 지난해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한 경험도 있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주전이 확실해 보이는 넥센 강정호(27)에 이어 몇 안 되는 내야 백업 자리를 노리는 선수들이 너무 많다.

좌완 차우찬(27)도 군면제가 필요하다. 지난 WBC 때 김상수와 함께 대표팀에 뽑혔다.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해 쓰임새가 크다. 하지만 수준급의 왼손투수는 많다. 올시즌 확실한 활약으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 사이드암 심창민(21)은 압도적인 기록이 아니라면, 많지 않은 경험으로 인해 쉽지 않을 듯.


두산

내야수 오재원(29)은 나이가 꽉 찼다. 마지막 도전이다. 마찬가지로 내야 백업 자리를 노리는 선수들이 너무 많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원석(28)도 미필이지만, 유틸리티 요원에 비해 쓰임새가 적다. 두 명 모두 올해 '미친'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 외야엔 정수빈(24)이 있는데 현재 성적으론 쉽지 않다. 올시즌 자신의 장기를 마음껏 선보여야 한다.

마운드에선 이용찬(25)과 홍상삼(24)이 대표팀 승선을 노린다. 재활을 마치고 마무리로 컴백하는 이용찬은 지난해 부상으로 인한 WBC 대표팀 하차의 아쉬움을 털어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지난해 WBC 대표팀에 선발됐다 부상으로 출전이 불발된 이용찬.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1.15.
LG

LG도 주전 유격수인 오지환(24)이 자리를 노리고 있다. 고만고만한 내야 자원이 많기에 올시즌 확실한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특히 다른 유격수들에 비해 수비가 약점인 게 아킬레스건이다. 올시즌 도약이 절실히 필요하다.

마운드엔 유원상(28)과 신정락(27)이 있다. 유원상은 2012년 활약으로 인해 지난해 WBC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지만,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부진했다. 부활이 필요하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인 신정락은 올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줘야만 한다.

넥센

내야수 김민성(26)의 대표팀 승선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장타력까지 더하며 가능성을 보인 김민성은 올시즌에도 꾸준히 활약한다면 내야 백업으로 선발될 가능성이 있다. 강정호의 해외진출을 고려중인 넥센으로선 김민성이 병역 혜택을 입는 게 최고의 시나리오다.

투수 쪽에선 강윤구(24)와 한현희(21)가 있는데 쉽지만은 않다. 좌완 파이어볼러 강윤구는 유망주의 틀을 깨고 확실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한현희도 사이드암 자원으로 매력적이지만, 이제 풀타임 3년차로 보다 경험이 필요해 보인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 중인 한화와 LG가 21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연습경기를 가졌다. LG 오지환
오키나와(일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2.21/
롯데

롯데에서 병역 혜택을 노리는 이들은 모두 야수들이다. 일단 외야수 손아섭(26)은 최근 보인 꾸준한 활약을 감안하면, 대표팀 승선은 무난해 보인다. 주전 전망도 밝다. 올시즌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는 게 중요하다.

애매한 건 전준우(28)와 황재균(27)이다. 두 명 모두 백업 자리를 노려야 하는데 경쟁자들이 많다. 경쟁자들에 비해 실력이 뛰어나다고 볼 수는 없다. 특히 전준우는 기복을 줄여야 한다. 두 명 모두 올시즌 활약이 중요해 보인다. 롯데로서는 야수진의 주축인 이들 중 최대한 많은 인원이 대표팀에 선발되길 바라고 있다.

SK

세대교체의 기로에 놓여있는 SK는 야수 쪽에서 이렇다 할 자원이 보이지 않는다. 병역 문제를 해결했거나, 대표팀에 오르기엔 아직 부족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보다는 올시즌 뒤 무려 7명의 선수들이 FA로 풀리는 걸 걱정해야 할 처지다.


지난해 WBC 대표팀에 선발돼 대만에서 훈련하고 있는 손아섭.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2.14/
NC

지난해 창단팀 돌풍을 일으킨 NC는 투타의 주역들이 대표팀 승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하며 토종 에이스로 떠오른 이재학(24)은 보기 드문 사이드암 선발로서 가치가 있다. 대표팀에선 상황에 따라 불펜 요원을 맡을 수도 있다. 올해도 활약을 이어간다는 전제 아래, 구위나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위력을 감안하면 선발 가능성이 높다.

팀에서 전폭적으로 밀고 있는 나성범(25) 역시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나성범은 야수로 전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수비력에 대한 의문부호를 떨쳐내야 한다. 중견수 포지션으로 한정된 것 역시 부담이다. 하지만 타격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인다면, 선발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KIA

당장 타선의 주축인 나지완(29)이 벼랑 끝에 있다. 더이상 군입대를 미룰 수 없는 나이다. 지난해 타격 실력은 확실히 보여줬지만, 포지션이 애매하다. 외야수로서 수비력이 뛰어난 게 아니기에 부담이 크다. 하지만 올시즌 크레이지 모드를 보인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내야에선 키스톤 콤비 안치홍(24) 김선빈(25)이 대표팀만을 바라보고 있다. 둘 모두 기복이 심한 게 단점이다. 부상 없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이번 시즌을 보내야만 한다. 팀의 주전 유격수와 2루수, 그리고 4번타자까지. KIA로서는 아시안게임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한화

최하위로 추락한 한화는 대표팀 승선을 노릴 만한 선수들이 많지 않다. 그나마 마운드에서 김혁민(27) 유창식(22) 송창현(25) 등이 기회를 노린다. 하지만 현재 성적만으로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팀 성적도 함께 올라가야 대표팀 승선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물론 경쟁자들에 비해 압도적인 성적을 보여야 하는 건 기본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KIA는 이번 아시안게임에 팀의 4번타자, 주전 유격수, 주전 2루수의 병역 문제가 달렸다. KIA 4번타자인 나지완(왼쪽)과 주전 2루수 안치홍.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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