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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젊은 투수들이여, 실점을 두려워하지 말라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03-01 10:30 | 최종수정 2014-03-01 10:29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 중인 LG 트윈스 선수단이 24일 일본 오키나와 이시카와 구장에서 훈련을 가졌다. 윤지웅이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2.24/

"지금은 점수를 안주는게 중요한게 아냐!"

스프링캠프는 전쟁터다. 무슨 전쟁이냐. 살벌한 자리 싸움이다. 서로들 웃으며 격려하고 훈련을 이어가고 있지만, 1군 엔트리에 자릿수는 정해져있다. 때문에 내가 살기 위해 한발 더 뛰고, 치고, 던져야 한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훈련 중인 LG의 경우 다른 팀에 비해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특히 투수쪽이 그렇다. 선발, 불펜 가릴 것 없이 뛰어난 자원들이 많다. 다른 팀 감독들이 "투수왕국"이라며 부러워할 정도다. 코칭스태프도 어떤 선수들을 위주로 개막 엔트리를 구성해야할지 골치가 아플 지경이다.

때문에 연습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실전 기회를 얻은 투수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던진다. 여기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일 경우 진짜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수들이 명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지금은 성적보다 자신의 몸과 정신 상태를 어필해야 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가장 좋은 예가 좌완투수 윤지웅이다. 병역 의무를 마친 후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팀에 합류한 윤지웅은 좌완 선발 요원으로 LG가 키우는 유망주다. 코칭스태프도, 선배들도 윤지웅의 잠재력을 인정하며 열심히 독려하고 있다. 그런데 연습경기 초반부터 실전에서 계속 도망가는 피칭을 하고, 변화구만 던지더란다. 점수를 주면 코칭스태프에게 나쁜 평가를 받을까 걱정을 해서다. 그런 윤지웅에게 선배 봉중근은 "무조건 자신있게 붙어라. 지금은 너의 구위와 몸상태를 평가받는 시기이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다행히 28일 열린 SK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한 윤지웅은 자신있게 직구 승부를 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김기태 감독은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하면서도 "아직도 부족하다. 더욱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자신이 내뱉은 말은 확실히 책임지는 스타일이다. 오키나와 실전, 그리고 국내 시범경기에서 점수를 많이 준다고 해서 그 선수의 기회를 절대 뺐지 않는다. 오히려 승부근성과 '내가 이정도 몸을 만들었다'라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눈도장을 찍는데 더 도움이 될 듯 하다.


오키나와(일본)=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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