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지난해보다) 더 무섭다"
두산 주장 홍성흔이 이렇게 얘기했다. 최주환은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냉정하게 평가했다. "이종욱의 자리가 문제지만, 두산 야수진에 별다른 전력 하강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였다. 올해 스토브 리그는 '미친 것 같다'는 표현이 적합할 정도로 너무나 화끈한 돈잔치가 벌어졌다. 연 10억원의 연봉이 기본이었다. 이같은 FA 광풍은 직, 간접적으로 부작용을 동반한다. 여기에 가장 자유로운 구단이 두산이었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두산이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가장 이성적인 판단을 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물론 현미경 분석을 위해서는 시즌 뚜껑이 열려봐야 안다. 하지만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두산의 주전경쟁은 지난해 못지 않다. 오히려 지난해를 능가하는 측면이 있다. 포스트 시즌을 경험한 야수진들의 수준이 전체적으로 상향조정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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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내야수 자원은 여전히 넘친다. 오히려 질적인 측면에서 레벨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가장 큰 변수는 외국인 선수 호르헤 칸투다.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타격에서 컨택트 능력과 장타력을 겸비했다. 한국무대 적응이 수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투수들의 유인구에 쉽게 당하지 않고, 적응을 빨리 할 것이라는 의미. 게다가 칸투는 메이저리그에서의 평가와 달리 견실한 수비력을 보이고 있다. 두산 코칭스태프는 "칸투처럼 수비하라"는 주문까지 나오고 있다. 두산 내야진의 수비력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칸투는 1루와 3루를 오갈 수 있다.
즉 1루에는 지난해 포스트 시즌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오재일과 칸투가 경쟁을 해야 한다. 오재일의 1루 수비도 수준급이다. 3루에는 이원석이 있다.
허경민도 변수다. 기본적으로 유격수 주전은 현 시점에서 김재호가 가장 가깝다. 지난해 확실한 수비능력과 예리한 방망이를 선보였다. 2루에는 오재원이 버티고 있다.
그런데 허경민은 기본적으로 3할을 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 게다가 2루수, 3루수, 유격수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때문에 김재호와 오재원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부상이 많았던 고영민도 아픈 데가 없다. 즉,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위치가 됐다는 의미다. 따라서 내야수 모든 포지션에는 적게는 2명, 많게는 4명의 선수들이 경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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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이종욱을 놓친 것이다. 확실한 리드오프, 높은 출루율과 견실한 중견수 수비를 자랑하던 선수다. 하지만 NC로 이적했다.
이 때문에 두산은 발빠르게 윤석민을 포기하고 넥센 장민석을 데려왔다. 외야 자원 보강을 위한 트레이드였다.
일단 우익수 민병헌과 좌익수 김현수는 붙박이 주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견수는 정수빈이 유력하다. 지난해 포스트 시즌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선수.
여기에 송일수 신임감독이 기대하는 박건우와 오현근이 있다. 지난해에 비해 약간 떨어진 게 사실이다.
변수도 있다. 발목수술을 하지 않은 김현수가 풀 시즌을 어떻게 보낼 지 관건이다. 그리고 정수빈은 여전히 타격, 정확하게 변화구 공략에 대한 확실한 청사진이 없다. 때문에 정수빈이 타격부진에 빠질 경우 박건우와 오현근 등이 대체해야 한다. 하지만 그들도 검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박건우는 기대할 만하다. 공수주가 모두 수준급의 선수다. 게다가 정수빈이 폭발할 경우 이종욱의 공백을 메울 가능성은 점점 커진다.
전체적으로 두산의 야수진은 여전히 치열한 플래툰 시스템 속에서 경쟁을 펼친다. 별다른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 미야자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