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맨 된지 2주 벨-리오단 '역대급 적응력'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01-27 10:12


◇김치 등 매운 한식과 함께 식사중인 벨  사진제공=LG트윈스

LG는 새로운 외국인 선수로 조쉬 벨과 코리 리오단을 선택하며 '적응력'을 강조했다. 다른 팀이 뽑은 명성이 화려한 선수들에 비해 이름값은 많이 떨어지지만, 한국야구 도전에 대한 열의가 높고 팀워크를 해치지 않을 선수가 우선이라는 뜻이었다. 그런데 야구 실력을 떠나 이 적응력 만큼은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합류한게 확실해 보인다.

두 사람은 지난 15일부터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에 차려진 팀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훈련 방식이야 어느 리그 등 흡사하기 때문에 적응이 어렵지 않지만,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 프로팀에서의 생활은 처음이기에 모든게 생소할 벨과 리오단이다.

그런데 두 사람의 적응능력이 그동안의 외국인 선수들을 통틀어서도 '역대급'이라는게 애리조나 현지의 평가다. 먼저 외국인 선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음식. 보통 한국 음식에 적응을 잘하는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롯데 투수 쉐인 유먼이 가장 대표적인 예. 찜닭, 두루치기 등을 가리지 않고 즐겨먹는 유먼은 그만큼 한국생활이 즐거울 수밖에 없고, 그 효과가 야구에 드러난 대표적인 사례다.


◇훈련 후 우규민(오른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리오단(가운데).  사진제공=LG트윈스
벨의 경우 한식과 양식이 함께 차려진 선수단 식당에서 "어떤 메뉴가 대표적인 한식인가"라고 물으며 "한식은 매운 것 아닌가. 매운 음식으로 골라달라"라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김치 뿐 아니라 매콤한 오징어볶음까지 뚝딱 먹어치웠다. 벨은 "맵지만 먹을 만 하다"며 한식 정복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리오단은 한국팬들을 위해 개설한 자신의 홈페이지에 "한식을 처음 먹어봤다. 다소 맵지만 너무 맛있다. 한국 음식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며 예찬론을 펼치기도 했다.

리오단의 경우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고 한다. "안녕하세요", "수고하셨습니다"와 같은 인사는 벌써 입에 달고 산다. 그리고 통역에게 평소에 많이 쓰는 한국말을 A4 용지에 정리해달라고 부탁, 많은 말들을 외우는데 여념이 없다. 재밌는 것은 리오단이 "안녕하세요"를 배운 이후 두 번째로 배운 한국말이 "규민이형"이라는 것이다. 우규민이 반가운 마음에 리오단과 인사를 나누며 "내가 너의 형이다. 앞으로 규민이형이라고 부르라"고 말하자 리오단이 이를 순순히 따르며 "규민이형, 규민이형"하고 다닌다는 것이다. 발음이 꽤나 정확하다고 한다. 우규민이 30세, 리오단이 28세다.

훈련에도 열성이다. LG는 최근 이병규(9번) 박용택 이진영 등 고참 선수들이 스스로 점심시간에 타격훈련을 한다. 점심시간 후 훈련시간을 후배들에 내주기 위한 방편. 그런데 난 데 없이 벨이 "나도 베테랑조에 합류하겠다"고 선언했다. 자신을 베테랑급으로 대우해달라는 듯이 아니었다. 벨은 "한국 최고의 타자들이라고 들었다. 이 선수들에게 직접 배우고 싶다"는게 이유였다. 실제로 벨은 세 사람에게 끈임없이 물으며 조언을 구했고, 베테랑 선수들도 벨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병규는 "한국야구를 잘 모르니 그 점에서 당연히 보완할 부분이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전수해주겠다"고 밝혔다.

투수조에 속한 리오단의 도우미는 미국 생활을 오래한 봉중근 김선우 류제국이다. 리오단의 경우 벨에 비해 조금 더 수월하게 베테랑들의 노하우를 전수받는 중이다. 류제국은 "외국 선수들의 경우, 거만한 모습을 보이거나 적극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많은데, 리오단의 경우 내가 본 선수 중 최고로 겸손하고 권위의식도 없다"며 "한국야구, 그리고 팀에 적응하려는 의지가 대단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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