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국내 프로야구에선 FA(자유계약선수) 100억원을 돌파한 선수가 없다. 2013년말 롯데 자이언츠 포수 강민호가 100억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모자랐다. 롯데와 계약한 강민호의 FA 액수는 75억원(구단 발표)이었다.
전문가들은 NC 다이노스에 이어 KT 위즈가 1군에 참가하는 2015시즌을 앞두고 FA 시장이 더욱 과열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FA들의 몸값이 비정상적으로 치솟고 있다. 마의 벽 처럼 보였던 100억이 무너질 가능성이 충분해보인다. 앞으로 100억 사나이가 될 강력한 후보는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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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후보는 소년장사 최 정이다. 그의 나의 올해 27세다. 아직 한창이다. 2014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공수에서 못하는 게 없는 만능 플레이어다. 타격에선 힘과 정교함을 모두 갖췄다. 2010시즌부터 4년 연속 타율 3할 이상을 쳤다. 또 100경기 이상 출전했다. 120안타 이상, 20홈런 이상 쳤다. 타점도 평균 80개에 육박했다. 도루도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3루 수비도 국내 최고 수준이다. 그는 수원 유신고 출신이다. KT 위즈는 수원을 연고로 하는 10구단이다. KT는 수원 연고 선수를 강력히 원한다. SK는 최 정을 빼앗기고 싶어하지 않는다. 최 정의 몸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시장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일본팀들도 최 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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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김현수(두산)
김현수는 신고선수로 두산의 간판 타자가 됐다. 그의 나이 올해 26세. 2015시즌까지 정상적으로 마칠 경우 FA가 된다. 그는 통산 타율 3할1푼6리, 97홈런을 기록했다. 타격에선 정교함과 파워를 동시에 갖췄다. 2008년 타격왕과 최다 안타 타이틀을 동시에 차지했다. 2012시즌 주춤했지만 지난해 타율 3할에 복귀하면서 건재함을 보였다. 김현수는 검증된 타자다. 매시즌 타율 3할 이상, 80타점 이상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 수비도 안정감이 있다.
③강정호(넥센)
강정호는 정상적으로 흘러간다면 2016시즌을 마치고 FA가 된다. 그의 나이 올해 27세. 나이로선 충분하다. 30세 이전에 FA가 되기 때문에 나이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는 최근 일본 요코하마로부터 초청 선수 자격을 얻고 스프링캠프 때 잠시 합동훈련을 할 수 있게 됐다. 이 정도로 강정호는 일본 구단들이 관심깊게 보고 있는 선수다.
그는 수비 부담이 많은 유격수를 보면서도 20홈런에 100타점을 노릴 수 있는 강타자다. 도루도 두자릿수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강정호의 지금 페이스라면 매년 타율 2할9푼 이상, 20홈런 이상에 80타점 이상을 보장할 수 있다고 본다. 어깨가 강해 수비 실력도 수준급이다. 이 정도의 공수 밸런스를 갖춘 유격수는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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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는 두말이 필요없는 강타자다. 지난 2년 연속으로 국내 최고의 타자로 등극했다. 2년 연속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대호(소프트뱅크)가 일본으로 진출한 후 토종 거포로 박병호가 자리매김했다.
박병호는 이제 부상만 아니면 매시즌 30홈런 이상과 100타점 이상을 해줄 수 있는 중심 타자가 됐다. 한 단계 올라섰다고 봐도 된다. 타율도 3할 이상을 칠 정도로 정교해졌다.
유일한 걸림돌은 적지 않은 나이다. 올해 나이는 28세. 지금은 많지 않지만 그가 FA가 되는 건 2018시즌이 끝나야 가능하다. 물론 그 중간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좋은 성적을 낼 경우 혜택을 받아 FA 자격을 좀더 빨리 갖출 수도 있다.
1년 이라도 단축되면 그만큼 박병호의 몸값은 올라가게 돼 있다. 지금의 타격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100억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
삼성 4번 타자 최형우(31), 한화 간판 김태균(32) 등도 100억을 노려볼만하다. 류현진(LA 다저스) 윤석민(메이절그 진출 타진) 오승환(한신 타이거즈)이 해외로 나간 투수진 중에는 마땅한 후보가 없다. 단 김광현(26)이 2008시즌부터 2010시즌까지이 보여주었던 빼어난 구위를 되찾는다면 100억에 도전해볼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