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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수단이 15일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하며 2014 시즌 출발을 알렸다. LG가 지난 시즌보다 더욱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전력 업그레이드가 필수. 업그레이드를 하기 위한 필수 관문은 바로 선수들의 경쟁이다. 선수들은 애리조나에 도착하자마자 피말리는 경쟁을 시작하게 된다. 그렇다면 LG의 어느 포지션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까. 격전지 세 곳을 살펴봤다.
그렇다면 남은 자리는 단 한 자리. 이 두 자리를 놓고 선후배 간의 경쟁이 펼쳐진다. 후보는 수두룩하다. 지난 시즌 9승을 거둔 신정락이 유력한 후보다. 하지만 우규민과 같은 잠수함이라는 악조건이 있고 기복을 줄여야 한다.
베테랑들도 있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김광삼, 두산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은 김선우도 경쟁력있는 후보다.
하지만 LG 입장에서 가장 이상적인 선수가 있다. '눈물의 왕자' 이형종이다. 방황 후 지난해 다시 돌아온 이형종은 1년 동안 착실하게 몸을 만들었다. 구위만 놓고 본다면 경쟁자중 최고 수준일 수 있다. 이형종이 선발로 안착해준다면 LG는 향후 10년간 행복할 수 있다. 구단 내부에서도 이형종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큰 상황이다.
김기태 감독 스타일상 스프링캠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에게 기회가 갈 확률이 높다. 또, 지난해 활약한 선수들이 붙박이 선발이라고 안심했다가는 큰코 다칠 수도 있다.
주전 좌익수는 과연 누구?
LG의 외야를 보자. 일단 중견수 박용택, 우익수 이진영은 주전 라인은 확정이 됐다고 봐야한다. 남은 한자리는 좌익수인데, 세 명의 선수가 치열한 경쟁을 해야한다.
그 주인공은 정의윤, 이병규(7번), 임재철이다. 세 사람 모두 각자의 특색이 있어 누구 하나가 확 앞서나간다고 할 수 없다.
먼저, 정의윤과 이병규의 경우는 상대 투수에 따라 차례로 좌익수 자리를 지킬 확률이 크다. 상대 선발이 좌완이라면 우타자 정의윤, 우완이라면 좌타자 이병규가 나서면 된다. 변수는 두산에서 온 베테랑 임재철이다. 강한 어깨를 포함한 수비력에서 가장 앞선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정의윤과 이병규가 주전으로 나서며 승부처에서 임재철이 대타, 대수비로 출전하는 것이다. 하지만 임재철이라고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임재철이 스프링캠프에서 방망이로 김기태 감독의 눈을 사로잡는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또, 문선재가 외야 겸업을 선언해 경쟁에 더욱 불을 지필 수 있다.
정성훈 등장으로 1루는 혼돈
가장 예상하기 힘든 포지션이 1루다. 정성훈의 등장으로 기존 1루수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게 됐다.
LG는 외국인 타자로 조쉬 벨을 선택했다. 벨은 3루수다. 터줏대감 정성훈과 포지션이 겹친다. 두 사람의 공존 문제가 제기됐다. 그런데 LG는 정성훈이 이번 전지훈련에서 1루수 훈련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외국인 선수를 데려와놓고, 출전을 안시킬 수 없다. 정성훈의 수비 범위가 해마다 좁아지는 것도 감안했다.
그렇다고 정성훈이 주전 1루수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일단, 훈련을 통해 1루수 변신이 가능한지부터 살펴야 한다. 물론, 정성훈이 1루 수비를 무리없이 소화해낸다면 주전 1루수로 나설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렇게 된다면 지난 시즌 1루수로 좋은 활약을 해줬던 김용의와 문선재가 자리를 잃게 된다. 하지만 미래를 내다봤을 때 두 사람을 키워내야하는 것도 LG의 숙제다. 정황상 김용의가 1, 2, 3루를 모두 커버하는 백업요원이 될 수 있고, 문선재가 1루와 외야를 오간다. 이병규(7번)도 공격력 강화를 위해서라면 1루수로 투입시킬 수 있다.
물론, 변수가 엄청나다. 먼저 벨이 한국야구에 잘 적응하느냐의 문제다. 벨이 이상 기류를 보인다면 정성훈이 3루로 돌아가면 된다. 또, 지난해 급성장한 김용의와 문선재가 스프링캠프에서 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도 있다. 사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문선재라는 무명의 선수가 개막전 선발 1루수로 나설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벨과 정성훈이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 가능성도 없는 건 아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