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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가 4강 후보? 전훈서 풀어야 할 세가지 숙제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1-16 11:54



벌써부터 NC가 4강 후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숙제가 너무 많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NC는 4강에 확실히 들 것"이라며 가장 위협적인 팀으로 NC를 꼽았다. 이제 1군 2년차 시즌을 맞는 신생팀에게 벌써부터 4강 후보라니. 하지만 FA 이종욱과 손시헌을 영입해 센터라인을 보강하고, 2014시즌까지 외국인선수를 한 명 더 보유할 수 있어 강력한 다크호스인 건 사실이다.

류 감독 외에도 많은 팀들이 NC를 경계하고 있다. 스포츠조선 신년기획으로 진행한 9개 구단 감독 설문에서 류 감독 외에 두산 송일수 감독과 롯데 김시진 감독이 NC를 급성장할 팀으로 꼽았다.

NC는 FA로 취약점인 수비를 보강하고, 테이블세터도 업그레이드했다. 당장 김종호와 이종욱이 이룰 테이블세터진은 80도루 이상이 가능한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지난해 강력한 선발진을 이룬 축이었던 외국인선수 찰리와 에릭은 건재하고, 새 투수 테드 웨버도 이에 필적한다는 평. 외국인타자 에릭 테임즈도 메이저리그 팀의 네번째 외야수 수준이라는 평가다.

전력 향상 요인은 확실하다. 하지만 외부에서 보는 시선만큼 단순하진 않다. 여전히 아킬레스건이 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이 부분을 잡아야만 한다. 세 가지 물음표를 떼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마무리와 필승조, NC의 최대 아킬레스건

지난 시즌 NC는 강력한 선발진에도 경기 막판 타이트한 상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역전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43승2무9패로 승률 8할2푼7리를 기록했다. 9개 구단 중 가장 낮은 승률이자, 최다 역전패였다.

불안한 뒷문이 문제였다. 마무리 자리는 시즌 내내 표류했고, 필승조도 제대로 구축되지 못했다. 이제 확실한 팀의 마무리투수를 비롯해 필승조도 완성해야 한다.


지난해 10세이브를 올린 이민호는 마무리 1순위 후보다. 하지만 경험 부족이라는 아킬레스건이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땐, 이민호 같은 유망주를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성민 최금강 등도 지난해 가능성을 보였다.

선발로 돌아와 불펜투수로 힘을 보탠 손민한은 노련미가 강점이다. 이적생 임창민 역시 불펜의 마당쇠로 9홀드 4세이브를 올리며 가능성을 보였다.


NC 이민호는 장기적으로 팀의 마무리 후보다. 150km에 육박하는 힘 있는 직구를 던질 수 있는 타고난 재능을 살려 점차 성장하고 있다. 스포츠조선DB
이들 외에 부활을 노리는 박명환 이혜천 고창성 등이 있다. 1군 데뷔를 기다리는 특급 유망주 윤형배 등 가용 자원은 충분하다. 하지만 이들을 확실한 '1군 전력'으로 만드는 건 NC 코칭스태프의 숙제다.

전지훈련에선 마무리투수 확정이 1순위 과제다. 누가 마무리를 맡느냐에 따라, 불펜 필승조 구성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필승조 구축을 위해선 경험 많은 베테랑들의 부활이 절실히 필요하다.

에릭 테임즈의 1루 수비력은?

에릭 테임즈는 좋은 자원이다. 빅리그에서 팀내 네번째 외야수로 뛸 정도면, 이미 트리플A는 넘어선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무대 성공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NC 외야는 꽉 찬 상태다. 테이블세터 김종호 이종욱에 3번타자로 장기 육성중인 나성범까지 있다.

테임즈의 포지션이 문제다. NC는 계약 전부터 테임즈에게 1루 수비가 가능하냐고 물었다. 주전 외야수 3명 외에 오정복 권희동 등 추가 자원이 충분한 상태에서 또다른 외야수 영입은 효율성이 떨어졌다. 테임즈는 1루 수비에도 문제가 없다며 NC와 계약했다.

하지만 프로 생활 내내 1루수로 한 경기도 나서지 않았다는 건 분명 의심할 만한 부분이다. 1루수를 본 건 아마추어 때가 마지막이다. 테임즈는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좌익수와 우익수, 즉 코너 외야수 외에 지명타자로만 출전해왔다.


에릭 테임즈의 NC 유니폼 합성 사진. 사진출처=NC다이노스 페이스북
스프링캠프 때 NC 코칭스태프는 테임즈의 1루 수비를 처음 보게 된다. 내야수로 포지션을 구분해 놨지만, 1루 수비력에 따라 외야수로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혹은 지속적인 1루 수비 훈련으로 1루수를 전념케 할 수도 있다.

테임즈로 인해 주전 1루수로 자리한 조영훈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현재로선 붙박이 4번-지명타자 이호준과 함께 셋이 두 자리에서 함께 뛸 가능성이 높다. 체력안배를 위해서다.

무주공산 2루, 무한경쟁 시작된다

이미 지난해 NC는 전지훈련 때부터 좌익수 포지션 탓에 고심한 적이 있다. 1루수인 조영훈과 조평호가 좌익수를 겸하려다 실패하고 말았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박정준과 신인 권희동이 그 자리를 잘 메웠지만, 이번엔 1루에서 넘치는 자원 탓에 문제가 생겼다.

전체적으로 주전과 백업의 구분이 확실해졌지만, 1루수와 함께 애매한 포지션이 바로 2루다. 센터라인 보강의 열쇠였던 손시헌과 함께 키스톤 콤비를 이룰 주전 2루수를 두고 무한경쟁이 펼쳐지게 됐다.

지난해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선 지석훈을 포함해 이상호 박민우가 도전장을 내민다. 수비에 있어선 지석훈이 가장 안정적이지만, 공격력이 다소 아쉽다. 빠른 발이 강점인 이상호는 멀티플레이어 성격이 강하고, 박민우는 아직 수비에서 경험이 부족하다. 누구 한 명 앞서 있는 형국이 아니다.

스프링캠프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보직을 정하고, 주전과 백업을 구분하는 건 캠프 때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일이다. 물론 시즌 개막 후 금세 처지가 역전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밑그림'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NC가 부족한 밑그림을 어떻게 채워넣을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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