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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가 최소한 향후 2년간은 막강한 선발진을 구축하게 됐다. 물론 그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옵트아웃은 선수에게 유리한 조항이다. 장기계약을 맺은 뒤, 중도에 또다른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최근 약물 복용 문제로 명예가 바닥으로 추락한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지난 2001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10년간 2억5200만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2007년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해 뉴욕 양키스와 10년 2억7500만달러의 또다른 잭팟을 터뜨린 바 있다.
옵트아웃을 선언하려면, 선수의 활약이 전제돼야만 한다. 남은 계약기간을 포기하고 FA를 선언했을 때, 기존 계약을 상회하는 조건을 얻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거나 직전 해에 활약하지 못했다면, 계약기간을 그대로 채우면 그만이다. 하지만 하향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새로운 팀 혹은 원 소속팀과 새로운 장기계약을 맺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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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쇼와 같은 케이시 클로즈를 에이전트로 두고 있는 잭 그레인키는 지난해 6년간 1억4700만달러(약 1566억원)의 조건에 다저스와 FA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FA 투수 최대어였던 그레인키는 계약기간 6년 중 3년만 채우면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3년간 꾸준한 활약만 보여준다면, 그레인키는 다저스 혹은 다른 팀과 더 좋은 조건의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다.
다저스의 3선발로 자리잡은 류현진 역시 옵트아웃 조항이 있다. 6년간 3600만달러(약 383억원)에 계약한 류현진은 5년간 750이닝을 소화하면 마지막 6년째엔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검증되지 않았던 류현진으로선 하루라도 빨리 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었다. 류현진은 계약 첫 해였던 지난해 192이닝을 소화했다. 풀타임 선발투수라면 이 조건은 무난히 충족시킬 수 있다. 2017시즌 뒤 FA 자격을 얻을 수도 있는 것이다.
커쇼와 류현진은 적어도 2017년까진 다저스 소속으로 뛰게 된다. 그레인키의 경우는 2015년까지다. 세 명 모두 옵트아웃을 선언한다는 전제 아래, 다저스는 최소한 2014년과 2015년, 향후 2년간은 막강한 1~3선발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설사 옵트아웃 조항이 실행된다 하더라도, '큰 손' 다저스로서는 이들을 놓치지 않으려 할 것이다. 막강한 선발진은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가는 중요한 조건 중 하나다. 1988년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왕좌에 오르지 못한 다저스가 숙원을 풀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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