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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15일 출발하는 해외 전지훈련을 앞두고 선발 투수들에게 화두로 '이닝이터'를 던졌다. 2014시즌엔 좀더 긴 이닝을 책임질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롯데는 지난해 선발 46승을 기록하고도 정규시즌 5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1블론세이브가 발목을 잡았다. 선발이 호투한 경기를 불펜 투수들이 지켜주지 못한 경기가 너무 많았다.
올해 롯데의 선발진에 포함될 4명은 거의 확정적이다. 유먼, 옥스프링 그리고 송승준과 장원준이다. 모두 10승 이상이 가능한 검증이 된 투수들이다.
긴 이닝을 책임질 기량도 갖췄다. 2년 연속 13승을 올린 에이스 유먼은 가장 많은 이닝을 안정적으로 책임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31경기에 등판, 193⅓이닝(평균자책점 3.54)을 던졌다. 경기당 평균 6이닝 이상을 버텨주었다. LG 리즈(32경기 202⅔이닝)에 이어 최다 이닝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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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먼의 불안 요소는 무릎 상태였다. 지난해 초반 무릎이 시원치 않아 고전했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을 마치고 고향 미국 루이지애나로 돌아간 후 무릎 치료에 열중했다고 한다. 김시진 감독에 따르면 유먼의 무릎 상태는 많이 좋아졌고, 따라서 2014시즌은 지난해 보다 더 좋은 피칭을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유먼의 위기관리 능력은 톱 클래스 수준이다. 주자를 내보낸 상황에서도 와르르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따라서 유먼은 무릎이 싱싱하다면 200이닝 돌파도 기대해볼 수 있다.
옥스프링과 송승준은 시즌 초반 흐름에 달렸다. 옥스프링은 지난해 30경기에서 183⅓이닝을 , 송승준은 29경기에서 167⅔이닝을 책임졌다. 옥스프링은 경기당 6이닝 이상을 버텼고, 송승준은 경기당 6이닝을 버텨주지 못했다.
옥스프링의 경우 2013시즌 초반 연패를 당하면서 퇴출설까지 돌았다. 그는 올해 37세로 나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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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준의 경우도 슬로스타터다. 그는 시즌 초반 고전하다가 여름부터 치고올라가는 편이다. 떨어진 평균을 후반기에 만회한다. 또 경기별로 기복이 큰 편이다.
전문가들은 송승준이 이닝이터가 되기 위해선 좀더 공격적인 투구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볼 카운트가 유리할 때 유인구 보다는 확실한 결정구를 던져야만 좀더 긴 이닝을 버틸 수 있다고 충고한다.
군복무(경찰야구단)를 마치고 돌아온 장원준은 어떨까. 그는 2008시즌부터 2011시즌까지 내리 4년 동안 두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당시 타자의 바깥쪽 제구가 잘 되지 않았고, 경기별로 투구 내용의 편차가 컸다. 그 바람에 한 시즌 책임진 이닝이 최소 144⅓이닝(2010년)에서 최대 180⅔이닝(2011년)까지 차이가 많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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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진 감독은 장원준 정도라면 이닝이터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했다. 장원준은 올해 롯데 전력 상승 요인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타자 최준석,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 보다 비중이 크다. 따라서 장원준이 선발에서 로테이션을 지켜준다면 롯데는 순위 싸움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