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가 18일 영입한 외국인 투수 케일럽 클레이(Caleb Clay·25)는 1988년생이다. 내년이면 26세로 한창 기량을 뽐낼 수 있는 나이다. 미국 앨라바마주 쿨맨고교 시절 최고의 유망주로 각광받았던 선수다. 2006년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의 지명을 받고 2007년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메이저리그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야구 전문지 베이스볼아메리카가 매년 발표하는 유망주 순위에서 항상 상위권으로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메이저리그 구단의 러브콜은 받지 못했다. 컨트롤이 그렉 매덕스급이라며 그를 치켜세웠던 보스턴은 2012년말 워싱턴 내셔널스로 보내버렸다. 하지만 클레이는 올시즌 워싱턴 산하 더블A와 트리플A에서 27경기에 등판해 11승5패,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승격 가능성을 높였다. 입단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것이다. 그러나 워싱턴 구단의 시각은 달랐다. 지난달 방출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다시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클레이는 결국 한화의 제안을 받고 인생의 방향을 한국으로 틀었다. 7년간의 마이너리그 생활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다.
물론 한화에서 클레이의 보직은 선발이다. 한화의 젊은 투수와 융화를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김 감독의 기대다. 김 감독은 "나이도 어리고 하니 적응을 빨리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역대 외국인 선수 가운데 입단 당시 가장 나이가 어렸던 선수는 지난 2002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던진 토레스다. 토레스는 1977년생으로 25세때 유니콘스에서 활약을 했다. 타자로는 역시 현대 유니콘스에서 활약했던 피어슨으로 그는 1974년생으로 99년 25세의 나이에 한국 무대를 밟았다. 이번에 한화 유니폼을 입은 클레이는 내년이면 26세가 된다.
내년 시즌부터 각 구단의 외국인 선수 보유 엔트리가 3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클레이는 지금까지 계약한 선수가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리다. 김 감독은 외국인 선수 제도에 대해 "보유 엔트리는 제한을 두더라도 2군에서 키울 수 있도록 젊은 용병들을 데려올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김 감독의 제안이 현실화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메이저리그의 꿈을 꾸던 20대 중반의 유망주가 한국땅을 밟았다.
전날 호타준족 스타일의 외야수 펠릭스 피에를 뽑은 한화는 이제 나머지 투수 한 명만 뽑으면 외국인 선수 구성은 완료된다. 김 감독이 눈여겨봤던 또다른 투수가 있었지만, 부상 경력이 있어 다른 선수들에게 눈을 놀린 상황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