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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LG 박용택의 ‘진화’는 어디까지?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3-12-16 09:18



프로야구의 매력 중 하나는 선수의 성장을 지켜보는 일입니다. 데뷔 시즌부터 천재적인 활약을 앞세우는 스타도 있지만 매년 꾸준히 성장하는 선수도 있습니다.

꾸준히 성장하는 대표적인 선수로 LG 박용택을 꼽는다면 이견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병규와 함께 LG를 상징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며 올해로 2년 연속 수상을 비롯해 3번째 골든글러브를 손에 넣은 박용택에게 '성장'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2002년 데뷔 이래 박용택은 7시즌 동안 3할 타율은 단 한 번 기록했을 뿐입니다. 2004년 0.300의 타율로 3할에 턱걸이했던 것이 2002년부터 2008년 사이 유일한 3할 타율이었습니다. 나머지 6시즌 동안 박용택은 2할 대 중후반의 타율에 그쳤습니다.

이 시절 박용택은 장점 못지않게 약점 또한 두드러진 타자였습니다. 타석에서 적극적인 성향이 돋보였지만 그로 인해 몸쪽 떨어지는 유인구에 쉽게 방망이가 나갔습니다. 승부처에서 시원하게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자신의 껍질을 깨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2009년 박용택은 0.372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타격왕에 오르며 생애 첫 골든글러브도 수상했습니다. 시즌 최종전에서 정정당당하게 경쟁에 나서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지만 타격에 확실히 눈을 뜬 모습이었습니다.

2012년에는 8개 구단 유일의 득점권 타율 4할 타자(0.416)로 기회에서도 강한 면모를 과시했습니다. 개인 통산 두 번째 골든글러브도 수상했습니다.

올해 박용택은 0.328로 타격 4위에 오르며 5년 연속 3할을 기록했습니다. 13개의 도루로 12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도 기록했습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17타수 8안타 0.471의 타율로 LG 타자들 중 가장 빼어난 활약을 보였습니다. 그가 승부처에서 약한 타자라고 말하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이제 박용택은 자신이 원하는 공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타자로 진화했습니다. 과거 약점이었던 몸쪽 떨어지는 유인구를 걷어내 안타로 만들거나 골라낼 줄 아는 타자가 되었습니다. 경기 흐름에 맞춰 타구를 원하는 곳으로 보내는 능력도 갖추게 되었습니다.


박용택은 예민한 성격을 바탕으로 부단히 변화와 연구를 추구하는 노력형 선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소 늦은 시점인 만 30세가 된 2009년 기량이 만개했으며 이후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 것도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내년 시즌 만 35세가 되는 박용택은 13번째 시즌을 맞이합니다. 베테랑의 반열에 올랐지만 그의 진화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과연 박용택이 어디까지 진화할지 주목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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