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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굴욕을 꼭 만회하겠습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다시 잡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0일 이사회를 열고 내년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사령탑에 류 감독을 공식 선임했다. 전년도 우승팀 감독이 대표팀을 맡는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이로써 류 감독은 지난 3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이어 내년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맡음으로써 두 번째로 국제대회 무대에 서게 됐다.
류 감독은 "영광스러운 자리를 다시 맡게 됐다. WBC에서 못한 것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다. 최고의 코치들과 선수들을 구성에 반드시 금메달을 따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류 감독은 선수 선발 원칙에 대해 "병역 미필자 선수들을 많이 뽑으면 좋겠지만, 금메달이 우선이기 때문에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할 것"이라면서 "시즌 중이라 해외파 선수들을 소집하기는 힘들 것이지만, 국내에도 최고의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전력은 자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 아시안게임은 내년 9월19일부터 10월4일까지 열린다. 국내 프로야구는 리그가 잠정 중단되지만,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는 시즌 막판 일정과 포스트시즌을 소화한다. 일본에서 뛰는 이대호와 이번에 한신에 입단한 오승환은 사실상 대표팀 합류가 어렵다. 또 올시즌 14승을 올린 LA 다저스 류현진은 물론 FA로 새 팀을 찾고 있는 추신수도 소속팀 일정에 충실해야 하는 입장이다.
류 감독은 "우리도 시즌 중이라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베이징올림픽에서 김경문 감독께서 하셨듯이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 한국에서 한다고 해서 크게 다를 것은 없다. 일본이나 대만에서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국은 지난 3월 대만에서 열린 WBC 1라운드에서 첫 경기 네덜란드전에 패해 결국 2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 1회와 2회 대회에서 각각 4강과 준우승의 성과를 거둔 한국 야구가 내리막길을 걷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지기도 했다. 따라서 내년 아시안게임은 류 감독 뿐만 아니라 한국 야구의 위상을 다시 높일 수 있는 무대가 된다.
한편, 9일 삼성과 3년간 총액 21억원에 재계약한 류 감독은 2억원을 자선 기부금으로 내놓은 것에 대해 "1억원은 그동안 많은 분들이 냈던 금액이라 2억원을 하게 된 것이다. 그것 때문에 다른 감독분들이나 선수들이 부담스럽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