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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GG 후보 면면을 보니, 브론즈도 아깝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3-11-28 08:05


골든글러브는 프로야구 선수들에겐 최고의 영예 중 하나다. 그해 자신의 포지션에서 가장 잘한 선수라는 걸 인정받는 것이다. 골든글러브 수상자 10명은 곧 한국 프로야구 베스트 라인업을 의미한다.

2013년 골든글러브 후보자가 27일 발표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투수부터 지명타자까지 10개 포지션에서 기준에 맞게 뽑은 44명의 후보를 선정했다.

쟁쟁한 후보자들을 보면서 누구가 뽑힐까 맞히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런데 포수 부문 후보들을 보면 난감해진다. 누가 골든글러브를 받을지 알 수 없는 가장 치열한 격전지다. 뽑을만한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팬들 사이에선 브론즈(Bronze) 글러브도 아깝다라는 말이 나온다.

삼성 진갑용 이지영, 두산 양의지, 롯데 강민호가 후보로 나섰다. 얼마전만해도 포수에서도 타격이 좋아 접전을 벌였는데 이번엔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타격 성적이 좋지 않다.

타율로 보면 삼성 진갑용(0.271)이 가장 낫다. 하지만 진갑용은 가장 적은 101경기에 출전했고 그마저도 선발 출전이 적어 타석수가 겨우 204타석 밖에 되지 않아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포수로서 도루 저지율이 1할8푼3리(허용 58-저지 13)로 낮은 것도 약점이다. 한 포지션에 같은 팀 선수 2명이 후보로 나서는 경우가 드문데 이번에 포수 부문이 그랬다. 삼성에서 진갑용뿐만 아니라 이지영도 후보에 오른 것. 둘이 번갈아가며 선발 마스크를 쓰고 후반에 교체되다보니 둘의 경기수가 많았다. 이지영은 타율 2할3푼9리에 18타점을 기록했다. 도루저지율도 2할3푼9리(허용 67-저지 21)로 그리 좋지는 않았다. 3년 연속 수상을 노리는 강민호는 4명의 포수 중 유일하게 규정타석을 채웠다. 도루 저지율은 3할8푼1리(허용 70-저지 43)로 가장 좋았지만 타격은 타율 2할3푼5리, 11홈런, 57타점으로 좋지 못했다. 두산 양의지도 타율 2할4푼8리, 7홈런, 57타점을 기록했고 도루 저지율은 3할4리(허용 87-저지 38)를 올렸다.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인 두산 양의지, 삼성 진갑용, 롯데 강민호, 삼성 이지영(왼쪽부터). 스포츠조선DB
최근 골든글러브를 받은 포수들은 공격이 나쁘지 않았다. 지난 2010년엔 조인성(당시 LG) 타율 3할1푼7리에 28홈런, 107타점의 괴물같은 성적을 올렸고, 최근 2년간 수상한 강민호도 2011년엔 타율 2할8푼9리, 19홈런, 66타점, 2012년에도 타율 2할7푼3리, 19홈런, 66타점으로 포수로서는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해 포지션에서 가장 잘한 선수를 뽑는 골든글러브이기에 수상자를 뽑지 않을 수는 없지만 차라리 기권하고 싶을 정도로 안타깝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포수난을 보여주는 것 같다. 누가 뽑히든 쑥스런 수상이 될 듯.

반면 3루수엔 너무 잘한 선수들이 많았다. 삼성 박석민과 LG 정성훈, 넥센 김민성, SK 최 정이 후보다. 모두 공격에서 걸출한 활약을 펼쳤다.


최 정은 타율 3할1푼6리에 28홈런, 83타점, 24도루를 기록했다. 올시즌 유일한 '20(홈런)-20(도루)클럽' 가입자다. 그는 장타율(0.551) 2위, 홈런 3위, 출루율(0.429) 3위에 올랐다. 공격적인 면에서 가장 앞선다. 하지만 수비는 예전보다 떨어진 모습이었다. 실책을 가장 많은 19개를 범하며 수비율이 9할4푼1리로 낮았다.

박석민은 타율 3할1푼8리, 18홈런 76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0.425)과 장타율(0.515) 4위. 삼성의 중심타자로 팀의 3년 연속 통합 우승에 큰 기여를 했다.

정성훈도 LG가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오르는데 큰 역할을 했다. 타율 3할1푼2리에 9홈런, 62타점으로 왼손 타자 일색인 LG 타선에 좌우 균형을 맞췄다.

김민성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었다. 타율이 2할8푼2리로 4명의 후보중 유일하게 3할 타율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15홈런에 72타점으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넥센의 창단 첫 4강 진출에 크게 기여했다. 128경기 전 게임에 출전하는 강한 정신력과 체력을 보여줬다.

선발투수들이 주로 받았던 투수쪽에선 마무리의 반란이 조심스럽게 전망된다. 선발 투수들의 기록이 썩 뛰어나지 않았다. 삼성 배영수와 SK 세든이 공동 다승왕에 올랐는데 14승은 좀 모자란듯한 느낌이다. 반면 넥센 손승락은 46세이브로 마무리 왕에 올랐다. 한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47세이브·오승환)에 1개차로 접근했다. 기록적인 면에서는 손승락이 앞서는 느낌이다.

1루수는 MVP 박병호, 2루수는 한화 정근우, 유격수는 강정호가 앞서고, 지명타자는 타격왕 이병규(LG)가 유력 후보다. 외야수에선 최다안타왕인 롯데 손아섭이 3년 연속 수상이 유력해 보이고 홈런·타점 2위 최형우(삼성)와 도루왕 김종호(NC), 타점 3위 나지완(KIA), 최다안타 2위 박용택(LG) 등이 황금장갑을 노린다.

올시즌 프로야구를 취재한 기자단과 사진기자, 방송사 PD, 해설위원, 아나운서 등 미디어 관계자의 투표로 10명의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결정된다. 시상식은 12월 10일 오후 4시40분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거행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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