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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명실상부 2010년대 최강팀은 삼성이다. 역대 처음으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2011~2013)를 달성했으니 누구도 반론을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삼성의 왕조는 굳건하게 그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이러한 팀을 만들기 위해 그 동안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그리고 구단 프런트가 흘렸을 땀과 눈물을 생각하면 아낌없는 찬사를 보낼 만 하다.
그런 면에서 볼때 당분간 삼성의 가장 유력한 '카운트 파트너'는 두산이다. 선수 구성이나 팀 조직력, 경험 등 모든 면에서 삼성과 어깨를 견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사실 삼성이 최종 챔피언이긴 했어도, 2013 포스트시즌의 주역은 두산이었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많은 무려 16경기를 치른 덕분에 야구팬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가을에 보여줬던 패기와 응집력, 그리고 투혼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두산은 향후 오랫동안 삼성과 라이벌구도를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허경민과 최재훈 윤명준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가치를 집중적으로 재조명받았다. 어떤 팀에서든 탐을 낼 만한 실력을 갖췄다는 것을 입증했다. 또 패배의 쓴맛을 맛본 만큼 새로운 발전을 위해 이를 악물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이야 말로 두산이 2013 가을잔치에서 얻은 귀중한 보석들이다.
여기에 더해 시즌 중반 이후 이미 스타로 떠오른 좌완 투수 유희관이나 몇 년 전부터 팀의 간판 외야수가 된 정수빈도 역시 두산의 희망이자 뜨거운 에너지원이다. 이들만 건재하면 두산은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모습을 유지할 수 있다.
더불어 올해 스토브리그도 중요하다. 전력을 보존하는 동시에 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해 부족한 요소로 나타난 것을 보강해야 한다. 왼손 필승조와 안정된 마무리 투수의 확보가 시급하다. 또 외국인 투수 니퍼트와 FA가 되는 최준석의 거취도 두산 프런트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이런 점들만 원활히 이뤄진다면 두산은 내년에도 삼성과 자웅을 거룰 수 있다. 올해의 패배를 약으로 삼아 더 단단해진 상태를 만들었다면, 내년에는 정말 해볼 만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