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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승과 10승의 차이는 엄청나다. 투수들도 뜨겁게 원한다."
KIA가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총력전을 선언했다. 팀 창단 이후 세 번째로 '無 10승 투수 시즌'이 될 위기에서 최소 1명 이상의 '10승 투수'를 배출하기 위해 선발진을 총가동하기로 했다. '10승 투수'는 한때 '선발 왕국'으로 불렸던 KIA 자존심의 최후 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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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의 지속적인 선발 기용은 선 감독의 의지이기도 하지만, 양현종 본인의 뜻이기도 하다. 지난 6월 20일 대전 한화전 이후 6월 28일 대구 삼성전에서 옆구리를 다치며 석 달이 넘도록 '9'에서 멈춰있는 승수를 '10'으로 만들고 싶은 간절함이 크다. 비록 아직 부상 후유증이 남아있어 컨디션이 완전하지는 못해도, 2010년 이후 3년 만의 '시즌 10승' 타이틀을 다시 따고 싶은 마음이 뜨거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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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10승'을 강렬하게 소망하는 마음은 김진우도 마찬가지. 김진우 역시 지난 8월 4일 광주 넥센전 이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현재는 또 어깨 부상이 생겨 재활군에 있다. 그러나 그 역시 10년 만에 '2년 연속 10승 달성'의 고지를 정복하고 싶은 마음이 뜨겁다. 그래서 자신이 먼저 1군 복귀를 요청할 정도다.
선 감독은 "김진우도 오랫동안 9승에 머물러 있었다. 최근에 어깨가 괜찮아 졌는지 1군 선발로 나설 수 있다고 하더라. 다만, 1경기 정도는 불펜에서 던져보고 경기 감각을 되찾은 뒤 선발 등판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김진우는 지난 17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재활군으로 내려간 바 있다. 사실상 시즌을 종료하고 내년을 대비하는 움직임으로 판단됐다. 하지만 '10승 달성'의 열망 앞에서 이른 복귀를 택한 것이다. 자칫 무리한 복귀로 보일 수도 있지만, 어차피 시즌 마지막 1~2경기 정도에 컨디션을 체크해가며 나오는 것은 별로 부담스럽지 않을 수 있다. 이렇듯 '10승 달성'을 향한 소망은 외국인 투수 소사 역시 뜨겁다. 소사도 일정상 2차례 정도 선발 등판이 가능한데, 여기서 10승 달성에 도전한다.
선 감독은 "9승에서 오래 머물러 있던 선수들이 얼마나 간절한 마음일 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하지만, 오히려 너무 승리에 대한 의식이 크다보면 오히려 좋은 투구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던져주길 바란다. 오히려 그럴때 훨씬 좋은 모습이 나올 수 있다"고 주문했다. 과연 KIA가 올해 '10승 투수'를 배출할 수 있을 지 기대된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