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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10승 투수 프로젝트'는 계속된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9-26 10:29


13일 오후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KIA와 SK의 경기가 열렸다.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SK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양현종은 올 시즌 9승 2패를 기록 중이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8.13.

"9승과 10승의 차이는 엄청나다. 투수들도 뜨겁게 원한다."

KIA가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총력전을 선언했다. 팀 창단 이후 세 번째로 '無 10승 투수 시즌'이 될 위기에서 최소 1명 이상의 '10승 투수'를 배출하기 위해 선발진을 총가동하기로 했다. '10승 투수'는 한때 '선발 왕국'으로 불렸던 KIA 자존심의 최후 보루다.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KIA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KIA 선발투수 김진우가 3회말 수비를 마친 후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9.05.
이를 위해 현재 '9승'으로 10승 문턱에 서 있는 양현종과 김진우, 외국인 투수 소사를 시즌 종료 전까지 정상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투입한다는 것이 선동열 감독의 방침이다. 현재 어깨 부상으로 재활군에 내려가있는 김진우도 곧 1군에 복귀한다.

선 감독은 지난 25일 광주 롯데전을 앞두고 "양현종은 시즌 마지막까지 계속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게 될 것이다. 일단 27일 인천 SK전 선발로 예정했다. 또 일정을 보면 시즌 마지막쯤에 한 차례 더 선발로 나설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양현종의 지속적인 선발 기용은 선 감독의 의지이기도 하지만, 양현종 본인의 뜻이기도 하다. 지난 6월 20일 대전 한화전 이후 6월 28일 대구 삼성전에서 옆구리를 다치며 석 달이 넘도록 '9'에서 멈춰있는 승수를 '10'으로 만들고 싶은 간절함이 크다. 비록 아직 부상 후유증이 남아있어 컨디션이 완전하지는 못해도, 2010년 이후 3년 만의 '시즌 10승' 타이틀을 다시 따고 싶은 마음이 뜨거운 것이다.
선두권 도약을 노리는 두산과 전날 패배를 설욕 하려는 KIA가 22일 잠실에서 다시 만났다. KIA 소사가 선발 등판 두산 타선을 상대로 역투를 하고 있다. 소사는 올시즌 26경기에 나와 9승 8패를 기록하고 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3.09.22/
선 감독은 "앞으로 양현종이 최대 2차례 정도 나오는데, 꼭 10승을 달성했으면 좋겠다"면서 "투수들에게 '시즌 10승'이라는 타이틀은 무척 큰 의미를 지닌다. 9승과 10승의 차이는 마치 타자에게 있어 2할9푼과 3할의 차이와 같다. 사소한 차이같지만, 그 의미는 엄청나게 다르다"고 표현했다. 이어 "지금 우리 팀에 9승을 한 투수가 3명인데, 이들 모두 얼마나 간절하게 10승을 바라고 있을 지 충분히 이해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10승'을 강렬하게 소망하는 마음은 김진우도 마찬가지. 김진우 역시 지난 8월 4일 광주 넥센전 이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현재는 또 어깨 부상이 생겨 재활군에 있다. 그러나 그 역시 10년 만에 '2년 연속 10승 달성'의 고지를 정복하고 싶은 마음이 뜨겁다. 그래서 자신이 먼저 1군 복귀를 요청할 정도다.

선 감독은 "김진우도 오랫동안 9승에 머물러 있었다. 최근에 어깨가 괜찮아 졌는지 1군 선발로 나설 수 있다고 하더라. 다만, 1경기 정도는 불펜에서 던져보고 경기 감각을 되찾은 뒤 선발 등판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김진우는 지난 17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재활군으로 내려간 바 있다. 사실상 시즌을 종료하고 내년을 대비하는 움직임으로 판단됐다. 하지만 '10승 달성'의 열망 앞에서 이른 복귀를 택한 것이다. 자칫 무리한 복귀로 보일 수도 있지만, 어차피 시즌 마지막 1~2경기 정도에 컨디션을 체크해가며 나오는 것은 별로 부담스럽지 않을 수 있다. 이렇듯 '10승 달성'을 향한 소망은 외국인 투수 소사 역시 뜨겁다. 소사도 일정상 2차례 정도 선발 등판이 가능한데, 여기서 10승 달성에 도전한다.

선 감독은 "9승에서 오래 머물러 있던 선수들이 얼마나 간절한 마음일 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하지만, 오히려 너무 승리에 대한 의식이 크다보면 오히려 좋은 투구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던져주길 바란다. 오히려 그럴때 훨씬 좋은 모습이 나올 수 있다"고 주문했다. 과연 KIA가 올해 '10승 투수'를 배출할 수 있을 지 기대된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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