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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삼성의 과제 채태인 공백 줄여라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09-04 10:40


삼성과 LG의 2013 프로야구 경기가 13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렸다. 삼성 채태인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8.13/



삼성이 예전과 달라졌다.

선두 행보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다소 힘겹다는 것이다.

통합우승을 했던 지난 2시즌과 비교하면 확연하게 드러난다. 삼성은 매년 이맘 때면 여유있는 승차로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올해는 무더위에 강했던 기분좋은 징크스는 살짝 주춤했고, LG의 거센 추격을 받으며 불안한 리드를 유지하고 있다.

올시즌 유독 김상수 조동찬 채태인과 외국인 투수 등 시즌 중 부상자 발생이 많았던 점을 비교하면 그리 나쁜 성과는 아니다.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게 있다. '무더위의 징크스'를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삼성은 한여름이던 8월 한 달 동안 11승12패(승률 0.478)로 9개 팀 가운데 7위에 해당했다.

그럴 만한 주요 원인이 있었다. 채태인(31)의 공백이 너무 크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 7월 중순 주전 멤버 김상수와 조동찬이 부상으로 인해 올시즌 처음으로 빠졌을 때 정형식 김태완 강명구 정 훈 등 백업멤버들의 든든한 메우기로 위기를 잘넘겼다.


이 과정에서 삼성은 선두를 잘 지켜냈고, 주전 멤버의 빈자리 크게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채태인이 지난달 17일 포항 넥센전에서 다이빙캐치를 하다가 왼어깨 골절상으로 빠진 뒤에는 그 빈자리가 너무 크다.

이는 각종 기록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삼성의 공격 관련 모든 기록이 채태인의 부상 전-후에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삼성 안팎에서 "방망이가 예전같지 않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우선 채태인 부상 전(94경기)을 보자. 삼성의 평균 팀타율은 2할8푼3리인 것을 비롯해 OPS(장타율+출루율) 7할7푼8리, 492득점(경기당 평균 5.2득점)을 기록했다. 팀타율과 OPS는 순위로 따지면 3위에 해당했고, 득점은 2위로 줄곧 상위권을 형성했다.

무엇보다 득점권 타율(0.302)과 주자있을시 타율(0.316)은 모두 3할대의 높은 기록을 나타내며 2∼3점 뒤지더라도 금세 뒤집을 수 있는 공격력을 자랑했다.

그랬던 삼성의 공격력은 채태인 부상 후(3일 현재 12경기) 하락했다. 평균 팀타율이 2할4푼8리로 급락한 것을 비롯해 OPS도 6할9푼2리를 그었다. 경기당 평균 득점(3.5점, 총 42득점) 역시 종전에 비하면 크게 저조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3할대 고공행진을 하던 득점권 타율(0.237)과 주자있을시 타율(0.212)도 동반 하락했다.

채태인은 부상으로 빠지기 전 타율 3할5푼6리로 리그 전체 1위를 달리며 생애 첫 타격왕을 바라보고 있었다. OPS(0.935), 득점권 타율(0.377), 주자있을시 타율(0.409) 등의 기록에서도 팀 평균을 훨씬 뛰어넘는 일등공신이었다.

채태인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존재감없는 선수였다. 류중일 감독이 "사실 주요 전력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인정할 정도였다. 2012시즌이 끝난 뒤 연봉이 절반으로 삭감되는 자극을 받은 채태인은 올시즌 괄목상대의 표본을 보여주고 있었다.

결국 지난해 전혀 느낄 수 없었던 채태인 공백이 지금은 너무 커진 것이다. 삼성이 선두 경쟁에서 여유를 되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오는 6일 일본에서 귀국할 예정인 채태인의 회복속도가 빠르다는 소식에 삼성 구단이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역시 작년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다.
대구=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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