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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전 등판 류현진, 연패 탈출의 호재를 만났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8-28 12:44


LA 다저스 류현진이 홈구장에 열린 경기에서 자신감에 가득찬 제스추어를 보여주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연패, 이번엔 끊는다!'

장소도, 시간도 안성맞춤이다. 게다가 처음 만나는 상대지만, 그다지 무섭게 보이지도 않는다. '연패 탈출'의 호기가 '코리안 몬스터'에게 찾아왔다.

미국 메이저리그 LA다저스 좌완 선발 류현진(26)의 시즌 26번째 등판이 확정됐다. 장소는 류현진이 늘 힘을 내는 홈구장 LA 다저스타디움. 시간은 현지 기준으로 선선한 저녁 경기. 상대는 올해 성적이 신통치 않은 샌디에이고다.

LA다저스 구단은 28일(이하 한국시각) '게임노트'를 통해 류현진이 31일 오전 11시10분에 홈구장인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전에 선발 등판한다고 알렸다.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칠 샌디에이고 선발로는 올해 8승11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 중인 좌완투수 에릭 스털츠가 나설 가능성이 유력하다.

올해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신인왕 후보로 손꼽힐 정도로 빼어난 성적을 기록해왔다. 그러나 이런 기세가 최근 들어서는 잠시 주춤하다. 지난 20일 마이애미전에 이어 25일 보스턴전까지 2경기 연속 패전을 기록했기 때문. 올해 처음으로 당하는 연패였다. 이로 인해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손해를 본 게 사실이다.

따라서 류현진으로서는 이번 샌디에이고 전에 반드시 설욕을 할 필요가 있다. 꼭 신인왕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 최고의 좌완 투수로서 미국 무대를 거침없이 평정하던 류현진으로서도 연패가 길어지면 자칫 슬럼프에 빠질 수 있다. 샌디에이고전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때마침 여러 정황이 류현진에게 유리하다. 일단 홈구장에서 치러지는 저녁 경기라는 점이 호재다. 올해 25경기에 등판해 12승5패 평균자책점 3.08을 기록 중인 류현진은 유독 홈구장에서 잘 던졌다. 홈구장에서 6승2패, 평균자책점 2.12를 기록했다. 원정경기 때의 6승3패, 평균자책점 4.05와 비교하면 홈에서 류현진이 한층 자신있게 던졌다는 것이 입증된다.

또 현지 기준으로 낮 경기보다 저녁 경기에서 강했다. 낮경기는 총 7번 등판했는데, 3승2패 평균자책점 3.98이었다. 그러나 18차례 나선 저녁경기에서는 9승3패, 평균자책점 2.75를 달성했다. 편차가 매우 크다. 아무래도 이동거리가 길고 시차까지 있는 현지 상황 속에서 경기를 더운 낮에 치르면 컨디션을 조절하기 쉽지 않다. 이것이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번 샌디에이고전은 '홈구장'에서 치르는 '저녁경기'다. 류현진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외부 요인이 다 충족됐다.

여기에 하나 더. 류현진이 처음으로 상대하게 되는 샌디에이고 전력이 약하다. 28일 현재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인 샌디에이고는 팀 타율이 2할4푼6리로 전체 21위에 머물러 있다. 또 팀 득점(502점, 26위)과 팀 출루율(3할8리, 23위), 팀 장타율(3할8푼2리, 24위) 등 공격 전반에서 메이저리그 하위권이다. 투수력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곧 류현진이 상대하는 샌디에이고 타자들이나, 또 다저스 타선이 만나게 되는 샌디에이고 투수진 모두 위협적인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샌디에이고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큰 스털츠 역시 7년차 좌완투수로 팀의 기둥 선발이긴 하지만, 기록에서 나타나듯 상대를 압도하는 유형은 아니다. 결국 류현진으로서는 여러모로 편안한 상황에서 연패 탈출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과연 류현진이 이런 호재 속에서 연패를 끊고, 다시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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