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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2할타자? 권희동 향한 김경문 감독 시선은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08-28 10:35



규정타석 최하위 멘도사라인, 그런데 홈런은 두자릿수다?

NC 외야수 권희동은 신인이다. 2013 신인드래프트에서 9라운드 전체 84순위로 NC에 지명됐다. 하위라운드 지명자지만, 프로에 온 뒤론 반전 스토리를 썼다. 당당히 한 팀의 주전 외야수로 자리잡았다. 다른 신인들이 1군에서 한 경기도 뛰기 힘든 상황에서 9라운드의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27일 현재 권희동은 11홈런으로 홈런 공동 14위에 올라있다. 순수 신인의 두자릿수 홈런. 무려 4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2009년 KIA 안치홍(14홈런) 이후 처음이다. 안치홍은 당시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KIA에 입단했다. 신인지명회의 당시 현장에 가지도 않은 권희동과는 정반대 처지였다.

권희동은 독특한 타격폼으로 유명하다. 양쪽 다리를 넓게 벌리지 않고 타석에 선다. 그리고 오른쪽 어깨에 배트를 올려놓고. 상체를 한껏 웅크린 채 타격을 준비한다.

체구나 타격폼의 일부가 은퇴한 호타준족 박재홍과 비슷하다는 말도 많이 들어다. 장타력도 갖췄다. 1m77에 85㎏의 신체조건 역시 현역 시절 박재홍(1m76, 85㎏)과 비슷하다. 수비력 역시 나쁘지 않다. 수차례 다이빙캐치를 해내며 명장면을 연출해냈다.

물론 데뷔 첫 해부터 30홈런-36도루로 30-30을 달성했던 박재홍만한 임팩트는 아니지만, 충분히 인상적인 활약이다. 앞으로 성장 잠재력도 인정받고 있다. 타격시 직구와 변화구, 그리고 코스별 대처가 좋다. 예상치 못한 공이 들어와도 파울로 커트해낸다. 타석당 투구수도 4.1개로 5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이런 권희동에게도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바로 타율이다. 권희동은 27일까지 타율 2할1리를 기록중이다. 11홈런 42타점을 기록한 것과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규정타석을 채운 44명의 타자 중 단연 '꼴찌'다. 43위인 롯데 강민호(2할4푼)와의 차이도 크다. 정확히 '멘도사라인(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2할 언저리에 있는 선수들을 지칭하는 말)'이란 말에 부합하는 선수다.


권희동이 '모 아니면 도' 식의 타격을 하는 선수는 아니다. 아직 부족한 경험 탓에 타율 관리가 전혀 안되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 이런 성적에도 NC의 5번 혹은 6번타자로 중심타선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이유다.

NC 김경문 감독은 권희동에 대해 "이제 갓 대학교를 졸업한 신인선수가 기대한 것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두자릿수 홈런에 50타점 정도를 할 것 같은데 타율도 2할3푼 정도까지 올리면 분명 성공적인 시즌이라고 할 수 있다. 합격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타율 문제는 날씨가 선선해지면 해결될 것으로 봤다. 처음 겪는 풀타임 시즌, 충분히 여름철 체력관리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직구를 그렇게 잘 치던 애가 요즘은 잘 안 맞는다. 2할까지 타율이 떨어졌다는 건 힘이 떨어졌다는 말"이라고 했다.

게다가 권희동은 7월 들어 익숙한 좌익수에서 우익수로 수비 위치를 옮겼다. 김종호와 자리를 맞바꾼 것이다. 김 감독은 "같은 코너 외야수라지만, 하는 역할이나 던지는 각도 등 달라지는 게 많다. 힘들텐데 충분히 잘 해주고 있다"며 웃었다.


대구=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3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프로야구 SK와 NC의 주중 3연전 첫 경기가 열렸다. NC 이호준과 권희동이 6회 백투백 홈런을 날렸다. 권희동이 홈에서 김경문 감독의 박수를 받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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