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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타석 최하위 멘도사라인, 그런데 홈런은 두자릿수다?
권희동은 독특한 타격폼으로 유명하다. 양쪽 다리를 넓게 벌리지 않고 타석에 선다. 그리고 오른쪽 어깨에 배트를 올려놓고. 상체를 한껏 웅크린 채 타격을 준비한다.
체구나 타격폼의 일부가 은퇴한 호타준족 박재홍과 비슷하다는 말도 많이 들어다. 장타력도 갖췄다. 1m77에 85㎏의 신체조건 역시 현역 시절 박재홍(1m76, 85㎏)과 비슷하다. 수비력 역시 나쁘지 않다. 수차례 다이빙캐치를 해내며 명장면을 연출해냈다.
하지만 이런 권희동에게도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바로 타율이다. 권희동은 27일까지 타율 2할1리를 기록중이다. 11홈런 42타점을 기록한 것과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규정타석을 채운 44명의 타자 중 단연 '꼴찌'다. 43위인 롯데 강민호(2할4푼)와의 차이도 크다. 정확히 '멘도사라인(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2할 언저리에 있는 선수들을 지칭하는 말)'이란 말에 부합하는 선수다.
권희동이 '모 아니면 도' 식의 타격을 하는 선수는 아니다. 아직 부족한 경험 탓에 타율 관리가 전혀 안되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 이런 성적에도 NC의 5번 혹은 6번타자로 중심타선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이유다.
NC 김경문 감독은 권희동에 대해 "이제 갓 대학교를 졸업한 신인선수가 기대한 것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두자릿수 홈런에 50타점 정도를 할 것 같은데 타율도 2할3푼 정도까지 올리면 분명 성공적인 시즌이라고 할 수 있다. 합격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타율 문제는 날씨가 선선해지면 해결될 것으로 봤다. 처음 겪는 풀타임 시즌, 충분히 여름철 체력관리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직구를 그렇게 잘 치던 애가 요즘은 잘 안 맞는다. 2할까지 타율이 떨어졌다는 건 힘이 떨어졌다는 말"이라고 했다.
게다가 권희동은 7월 들어 익숙한 좌익수에서 우익수로 수비 위치를 옮겼다. 김종호와 자리를 맞바꾼 것이다. 김 감독은 "같은 코너 외야수라지만, 하는 역할이나 던지는 각도 등 달라지는 게 많다. 힘들텐데 충분히 잘 해주고 있다"며 웃었다.
대구=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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