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KIA야구, 반전의 3가지 키워드?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3-08-05 17:41 | 최종수정 2013-08-06 08:56


삼성과 KIA의 주말 3연전 첫번째날 경기가 28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렸다. 6회말 수비를 무실점으로 마친 KIA 양현종이 미소를 짓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6.28/

KIA 투수 빌로우. KIA타이거즈 제공

KIA와 삼성의 2013 프로야구 주중 3연전 두번째 경기가 31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렸다. KIA 선발투수 윤석민이 1회초 수비를 위해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윤석민은 올시즌 12경기에 등판해 2승 4패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7.31/

KIA야구. 비상이다. 5일 현재 39승2무40패로 6위. 4위 두산과 5게임 차다. 47경기를 남겨둔 시점. 시즌 막판으로 치달을수록 4강권과의 승차는 무거워진다. 하지만 희망을 버리기는 이르다. '전통의 명문 구단' KIA에는 아직 남은 한 칼이 있다. 반전은 가능할까. 3가지 조건을 살펴보자.

이심전심의 윤석민 마무리 카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뒷문 불안이 선수단 전체에 무기력감을 안기던 상황. 7월 이후 KIA는 7차례의 역전패를 당했다. 9개구단 중 최다였다. 단순한 1패가 아니다. 선수단 전체에 큰 부담을 안긴다. 상대 팀의 자세도 달라진다. 불펜 약점이 노출되면 더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어지간히 지고 있더라도 상대팀은 포기하지 않는다. '막판에 뒤집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는한 필승조 투입은 계속된다. 불펜이 부실한 팀, 악순환의 출발이다.

설상가상의 위태로운 상황. 에이스가 나섰다. 윤석민이 3일 면담을 통해 마무리 보직을 자청했다. FA를 앞두고 내린 통 큰 희생. 사실 코칭스태프로선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던 이야기. 먼저 꺼내주니 이보다 더 고마울 수 없다. 맨 끝에 윤석민이 버티고 있다는 사실은 큰 변화다. 불펜 투수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물론 상대팀 투수교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구위가 회복되가는 시점이라 더욱 듬직한 윤석민이다.

돌아온 왼손 라인, 선발진의 재구축

LG처럼 좌타 라인이 강한 팀이 있다. 왼손 선발을 쓰는 편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때론 알면서도 못쓴다. 최근 KIA에는 강력한 왼손 선발이 없었다. 최고의 활약을 해주던 양현종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임시 선발 임준섭은 상대를 압도할만한 구위는 아니다. 목 말랐던 좌완 선발. 단숨에 해결됐다. 4일 양현종이 부상에서 복귀했고, 외국인 투수 빌로우도 출격대기 상태다. 선동열 감독은 "양현종과 빌로우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면 두 명의 용병과 김진우 양현종이 고정 선발로 나선다"며 "나머지 한자리는 서재응이 컨디션을 회복해 맡아줘야 한다"고 로테이션 구상을 밝혔다. 이 경우 송은범과 박지훈은 필승 셋업맨으로 리드를 마무리 윤석민에게까지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지키는 야구에 햇살이 비치기 시작했다. "여기서 더 내려가면 안 되지 않겠나"라는 선동열 감독의 말 이면에는 어느 정도 예측가능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섰음이 내포돼 있다.

4강 확보에 대한 절실함

4강에 대한 의지와 당위성. 다 같은건 아니다. 구단과 감독이 처한 상황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있다. 절실함의 차이. 그런 면에서 KIA의 4강 의지는 그 어느 팀 보다 강렬하다. 선동열 감독 체제 출범 2년 차. 가시적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다. 4강은 심리적 마지노선이다.


선수단 역시 같은 마음이다. 올시즌 부상 등 엇박자 속에 고전하고 있지만 시즌 막판 똘똘 뭉쳐 반전 드라마를 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절실하게 덤벼드는 팀과 그렇지 않은 팀. 결과는 천양지차로 달라질 수 있다. 축적된 힘은 충분하다. 빠른 마운드 재정비가 그동안 막혔던 혈을 뚫어 반등으로 이어질지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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