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팀을 옮긴 선수들이 친정팀을 상대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화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1∼2경기 정도 펄펄 날면서 승리를 거두게 하는가 하면 시즌 내내 친정팀을 괴롭히기도 한다.
2∼3년 정도는 친정에 실력행사를 많이 하는 편이다. 롯데 김성배의 경우 두산을 상대로 했을 때 평균자책점이 확실히 낮았다. 지난해 두산전 10게임서 1.23의 평균자책점을 보이며 시즌 평균자책점(3.21)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인 김성배는 올해도 두산전 5게임서 평균자책점 1.42의 훌륭한 성적으로 3세이브-1홀드를 따냈다.
지난 2008시즌이 끝난 뒤 FA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두산으로 옮긴 이원석도 3년째까진 롯데가 좋은 상대였다. 옮긴 첫해 2009년엔 롯데전 타율이 2할6푼9리였다. 시즌 타율 2할9푼8리보다 낮은 수치였지만 실속이 있었다. 3개의 홈런에 10타점을 올려 롯데에 비수를 꽂았다. 2010년엔 롯데전 타율이 2할9푼4리에 2홈런, 6타점으로 좋았고, 2011년에도 시즌타율(0.216)보다 롯데전타율(0.262)이 높았다. 그러나 2012년부터 역전됐다. 2012년엔 롯데전 타율이 겨우 2할이었다. 시즌 타율 2할6푼8리보다 낮았고 롯데를 상대로 1홈런, 2타점으로 영양가도 높지 않았다. 올해도 하향세는 이어졌다. 롯데전 5게임에 나가 타율 2할2푼2리(9타수 2안타)에 그쳤다. 올시즌 타율 3할의 불방망이를 휘두르지만 롯데에 이제 약해진 모습. 당시 자신이 팀을 옮기는 이유였던 홍성흔이 두산으로 돌아와 팀동료가 된 지금 더이상 롯데에 대한 '친정로이드'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
넥센 김민성은 롯데를 상대로 들쭉날쭉하다. 2010년 트레이드된 이후 롯데와의 2경기서 6타수 2안타를 쳤던 김민성은 2011년엔 상대 타율이 겨우 1할4푼3리에 불과했다. 지난해엔 무려 5할8푼3리(13타수 7안타)의 높은 타율을 올렸지만 타율 2할9푼7리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올핸 1할8푼4리로 롯데전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아무래도 시간이 오래 지나다보면 소속팀에 대한 애정이 친정팀보다 높아지게 된다. 상대 데이터는 바뀔 것이고, 친정팀을 만났을 때 느끼는 감정도 약해질 수 밖에 없는 듯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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