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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만 만나면 펄펄 나는 NC, 왜 그럴까?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07-30 21:57



올시즌 NC는 SK만 만나면 신이 난다. 세 차례의 3연전 모두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만나기만 하면 웃고 돌아섰다.

30일 인천 문학구장. NC와 SK가 후반기 들어 처음 만났다. 경기 전 SK 이만수 감독은 "NC전이라고 특별히 주문하는 건 없다. 평상시와 똑같이 나간다. 괜히 주문하면 부담만 갖는다"며 애써 태연한 모습을 유지했다.

그래도 특정팀 상대 열세가 계속 되는 건 좋은 현상이 아니다. 게다가 상대가 기존 구단에 비해 다소 전력이 떨어지는 신생팀 NC기에 더욱 좋지 않다.

이 감독은 "NC가 우리만 만나면 워낙 잘 했다. 홈이든 원정이든 우리랑 할 때면 권희동은 수비에서 붕붕 날아다니더라. 그리고 본헤드 플레이도 없었다. 우리가 열심히 했는데 졌다"고 말했다. 이상하게 SK를 만나면 빈틈이 없었다는 것이다.

사실 NC는 유일하게 SK에만 상대전적이 앞서 있다. 강세의 이유는 뭘까. 일단 SK로서는 첫 만남부터 꼬였다. 지난 4월 12일부터 14일까지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렸던 첫번째 3연전이 문제였다. 당시 NC는 전날 LG를 상대로 창단 첫 승을 올리고 홈으로 돌아왔다. 3연전 첫 날 패했지만, 나머지 2경기를 내리 잡았다.

특히 3연전 마지막 날 승리가 정점이었다. 창단 첫 끝내기 승리. 그것도 SK 이만수 감독의 끝내기 시프트를 스퀴즈 번트로 뚫어냈다. NC 선수들의 머릿속엔 짜릿한 끝내기 승리, 그리고 첫 위닝시리즈가 각인됐다. SK 상대로 강점을 갖게 만든 첫번째 이유다.

여기에 선수 개개인의 성적도 뛰어나다. 이날도 NC는 4대2로 승리를 가져갔다. 오후 9시 10분 강하게 내린 비로 경기가 두번째 중단됐고, 잠시 비가 잦아드나 싶었지만 다시 거세져 9시 44분 강우콜드게임이 선언됐다. 비로 승리가 확정됐지만, 이날 투타에서 승리를 이끈 이들의 SK전 강세는 눈에 띄었다.


3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프로야구 SK와 NC의 주중 3연전 첫 경기가 열렸다. NC 모창민이 5회 2사에서 중월 솔로포를 날렸다. 홈에서 나성범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모창민.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7.30
NC엔 SK 출신 선수가 2명 있다. 그것도 주축 타자다. FA(자유계약선수)로 이적한 이호준과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으로 데려온 모창민이 있다. 이호준은 주장이자 4번타자로 팀 타선을 이끌고 있고, 모창민 역시 클린업트리오와 테이블세터를 오가며 타선의 키플레이어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날 2번타자로 출전한 모창민은 1회초 무사 2루서 우전 적시타를 날려 팀의 선취점을 만들어냈다. 1-1 동점으로 팽팽하던 5회엔 균형을 깬 결승 솔로포를 터뜨리기도 했다. 모창민의 올시즌 SK전 성적은 나머지 구단과의 성적을 압도한다. 이날 경기 전까지 6경기서 타율 4할1푼7리 2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결승 솔로홈런은 모창민의 시즌 8호 홈런. 8개의 홈런 중 3개가 SK전에서 나왔다. 이쯤 되면, 완벽한 친정팀 킬러다.

이호준의 성적도 놀랍다. 이날 경기 전까지 SK전 9경기서 타율 4할2푼9리 3홈런 13타점을 기록중이었다. 타구단에 비해 SK전 타율은 압도적이다. 타점 역시 가장 높았다. 이날 이호준은 6회 선두타자로 나서 3-1로 달아나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12호 홈런, 홈런 12개 중 무려 ⅓에 해당하는 4개를 SK전에 집중시켰다.

6회 이호준에 뒤이어 등장해 백투백 홈런을 완성시킨 신인 권희동 역시 매섭다. 경기 전 이 감독이 말했듯, SK만 만나면 호수비를 선보였다. 이날 역시 3회 드라이브가 걸려 급격하게 꺾인 최 정의 큼지막한 타구를 답장 앞에서 껑충 뛰어 잡아냈다. 권희동은 이날 시즌 8호 홈런을 날렸는데 절반인 4개가 SK전에서 나왔다.

공교롭게도 모창민과 이호준, 권희동 모두 시즌 1호 홈런을 SK전에서 터뜨렸다. 기분 좋은 첫 손맛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모창민은 지난 5월 23일 인천 SK전에서 시즌 1,2호 홈런을 날렸다. 이호준은 4월 14일 창원 SK전에서 마수걸이 홈런을 터뜨렸다. 권희동은 아예 1,2,3호가 전부 SK전이었다. 4월 13일, 5월 23일, 6월 6일까지. 3연전 중 1경기는 무조건 홈런을 때려냈다.

첫 경험이 중요하다는 건 이날 선발투수인 에릭 역시 증명한다. 한국무대 데뷔 후 좀처럼 승리를 올리지 못하던 에릭은 5월 22일 인천 SK전에서 7이닝 3실점으로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 6월 4일엔 9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첫 완투를 경험했다. SK 상대로 소중한 첫 경험들을 한 에릭은 이날 6⅓이닝 4피안타 3볼넷 1사구 3탈삼진 1실점하며 시즌 3승(6패)째를 거뒀다.


인천=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3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프로야구 SK와 NC의 주중 3연전 첫 경기가 열렸다. NC 에릭이 선발로 등판해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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