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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의 번뇌 "일단 토종선발로..."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07-23 04:13 | 최종수정 2013-07-23 07:51


19일 포항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열렸다. 웨스턴올스타와 이스턴올스타로 경기가 펼쳐졌다. 이스턴 박희수가 7회 등판해 1과 1/3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8회 교체 때 마운드를 내려오며 류중일 감독(오른쪽)의 격려를 받고 있다.
포항=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7.19



"우천취소라도 되면…."

전반기를 선두로 마감한 삼성은 올스타전 브레이크를 맞아 다른 팀보다 사흘 많은 8일 휴식을 가졌다.

장기간 휴식이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그래도 삼성은 올시즌 휴식 이후 가진 경기에서 실패한 적이 없기 때문에 휴식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전반기를 2위 LG와 불과 0.5게임 차의 불안한 선두로 마쳤기에 후반기 초반부터 바짝 치고올라갈 것을 벼르고 있다.

하지만 기분좋은 휴식을 보낸 삼성 류중일 감독의 목소리는 그다지 밝지 않았다. "훈련시키느라 제대로 쉰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것이 류 감독은 피곤할 만했다. 8일 휴식기 동안 이틀 훈련-하루 휴식 로테이션을 실시한 류 감독은 올스타전 이스턴리그 감독으로 참가하느라 여유시간이 더 줄었다.

류 감독을 맥빠지게 만드는 것은 육체의 피로 뿐만 아니다. 마음의 부담이 더 크다. 올스타전 브레이크에 돌입할 때 안고 들어갔던 난제의 해답을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 타선은 딱히 우려할 게 없다. 전반기를 끝내기 직전에 손목 통증으로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던 김상수가 정상 컨디션을 찾았다.


삼성의 붙박이 유격수인 김상수는 안정적인 수비는 물론 알토란같은 타격으로 타선에서도 없어서는 안될 야수 에이스다.

여기에 전반기까지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던 이승엽이 분위기 전환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올스타 홈런레이스에서 생애 처음으로 홈런왕에 등극하며 살아있는 홈런타자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이승엽의 관록으로 보면 이벤트 대회 타이틀을 차지했다고 해서 당장 어떤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홈런 레이스에서 탈락한 것보다는 챔피언에 오른 게 이승엽 개인은 물론 팀 분위기에도 분명 청신호다.

그러나 류 감독은 마운드를 바라보면 적잖이 마음이 답답하다. 23일 NC전부터 후반기를 재개하는 류 감독은 "일단 2선발까지는 그림을 짜놨다"고 말했다.

23일 윤성환을 1선발로 선발 로테이션을 다시 시작하는 류 감독은 윤성환 다음으로 장원삼을 투입할 계획이다. 장원삼 이후에는 배영수로 밀고나갈지, 차우찬을 깜짝 카드로 기용할지 생각해봐야 한다.

현재 류 감독의 선발진 구상에는 로드리게스와 밴덴헐크, 외국인 투수 2명이 빠져 있었다. 이들이 바로 삼성의 올스타전 브레이크 최대 과제였다.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인해 전반기 종료 이전에 1군에서 제외시켰던 용병 2명에 대한 해답을 아직 찾지 못한 것이다. 류 감독은 "휴식기 훈련때 자체 청백전을 하면서 용병들의 피칭을 점검했는데 조금 나아진 것 같다. 그래서 1군 복귀를 준비시키고 있다"면서도 "언제 복귀 시점을 잡을지는 더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현재 다른 외국인 투수를 알아보기 위해 스카우트팀을 해외로 파견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류 감독은 애꿎은 하늘을 바라보게 생겼다. 구멍이 생긴 현재의 선발진으로는 주말까지 이어지는 6연전을 어떻게 치러야 할지 우려스럽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천으로 인한 취소로 인해 1∼2일이라도 시간을 벌게 되면 남은 국내 자원들로 당장 급한 불을 끌 수 있기를 내심 기대한다. 때마침 북한과 중부지방을 오르내리던 장마전선이 남부지방으로 남하할 것이라는 일기예보다.

8일의 긴 휴식시간을 얻었어도 용병 해법을 찾지 못한 삼성. 후반기 초반부터 직면한 고비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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