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률 5할 내건 김응용 감독, 실현가능한 목표인가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3-07-23 19:27 | 최종수정 2013-07-23 19:27


한화 김응용 감독.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전반기를 22승1무51패, 승률 3할1리, 최하위로 마친 한화 이글스. 굴욕적인 2할대 승률로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있었던 이글스다.

김응용 전 삼성 라이온즈 사장에게 지휘봉을 맡긴 한화는 의욕적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김 감독이 "첫 해부터 4강에 도전하겠다"고 했지만, 사실 최근 몇 년 간 워낙 부진의 골이 깊었고, 에이스 류현진과 선발진의 한 축이었던 박찬호가 팀을 떠났기에 바로 4강 진출을 노리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전반기에 신생팀 NC 다이노스에도 뒤진 한화의 부진은 충격적이었다.

백전노장 김 감독이 현역 사령탑으로 복귀했지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계속된 부진은 선수들을 위축시켰고, 의욕상실로 이어졌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아니 출구를 찾을 수 없는 터널에 갇힌 느낌이다.

현실적으로 4강 진출은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54경기가 남았는데 시즌을 포기하고 리빌딩에 전념하기도 어렵다. 결단을 내리기에는 참 애매한 시기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한화는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에 장종훈 타격코치, 정민철 투수코치를 2군에서 올렸다. 김 감독은 해태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 시절 시즌 중에 의도적으로 1,2군 코칭스태프를 바꾼 기억이 없다고 했다. 결원이 생겼을 때 보충하는 정도였다고 했다.

롯데 자이언츠와의 후반기 첫 경기가 열린 23일 대전구장. 김 감독에게 '리빌딩 이야기가 나오던데, 후반기 목표를 정했느냐'고 물었더니, "리빌딩 이야기는 직접 한 적이 없고, 승률 5할은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물론, 시즌 승률 5할이 아니라, 후반기 승률 5할이다. 후반기에 승률 5할을 해도 시즌 승률이 3할8푼대로 4할이 안 된다. 후반기 승률 5할은 김 감독 입장에서 보면, 현실적인 최상의 목표이면서, 자존심 지키기의 마지노선 같은 수치인 것 같다.

투타 모두 최악의 상황이지만, 후반기에 팀 분위기 전환의 계기가 필요하다.

타선에서는 주장이자 간판 타자인 김태균의 부활이 필요하다. 김 감독은 "태균이가 후반기에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사기저하를 우려해 전반기 거듭된 부진에도 한화 코칭스태프는 선수 개인을 질책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 감독 입장에서는 김태균에게 완곡하게 파이팅을 주문한 셈이다. 김태균은 전반기 7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5리, 4홈런, 33타점을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주포로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마운드가 붕괴된 가운데 기존 선수를 신뢰하기도 어렵다. 전면적인 리빌딩이 힘들더라도 선수를 키우면서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김 감독은 23세 굥은 투수 이태양과 장충고 출신 고졸 루키 조지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별로 없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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