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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으로 시작된 트레이드였죠."
롯데 김시진 감독이 넥센 감독 재임 시절 이성열과 오재일의 트레이드 비화를 소개했다. 이 트레이드는 지난해 7월 9일 전격 성사됐다. 두산 소속이던 이성열이 넥센으로 팀을 옮겼고, 그 반대급부로 오재일이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좌타 거포의 비슷한 유형이라는 점에서 많은 팬들이 이 트레이드에 대한 의구심을 품었지만 두 사람 모두 올시즌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어 성공적인 트레이드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면서 꺼낸 얘기가 지난 시즌 넥센 감독으로 있던 때에 실시한 이성열과 오재일의 트레이드였다. 이 트레이드는 김시진 감독과 두산 김진욱 감독의 농담으로 시작됐다고 한다. 지난해 6월 말 목동에서 양팀이 3연전을 벌였는데 첫 날 김진욱 감독이 인사차 3루측 덕아웃을 찾았다고 한다. 그 때 김시진 감독은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던 중이었다. 그 때 두 감독이 꺼낸 얘기가 "이성열도 두산에서 못하고, 오재일도 마찬가지니 기분 전환 차원에서 둘이 유니폼이라도 바꿔 입혀보자"라는 얘기였다. 만약, 어느정도 트레이드 기운이 감지됐다면 출입기자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었겠지만,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두 감독의 대화를 농담으로 받아들였다. 실제로 두 감독도 얘기를 꺼낼 당시에는 트레이드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이 얘기가 오가고 10여일이 지난 후, 두 사람의 트레이드 소식이 깜짝 발표됐다. 이 트레이드가 두 사람에게는 결국 행운이 됐다. 이성열은 올시즌 넥센의 주축타자로 신임을 얻어 16홈런을 기록, 이 부문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오재일도 팀이 어려울 때 1군에 올라와 4번 역할을 잘 해주며 팀 상승세의 계기를 만든 바 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