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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류중일 감독은 최근 3루코치의 고단함을 소개한 적이 있다. 잘 해야 본전이고 못하면 비난받는 자리가 3루코치라고 했다.
류 감독은 "내가 감독 되기 전에 수비-주루코치만 10년을 했다. 정말 스트레스 많이 받았다. 3루코치로 서 있으면 2루에서 오는 주자들의 주루를 통제하기가 정말 어렵다. 2루주자가 뒤에 눈을 달고 있지 않는 이상 3루를 돌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막을 도리가 없다"며 3루코치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화가 16일 광주 KIA전서 올시즌 처음으로 이종범 주루코치를 3루코치로 세웠다. 주루 담당인 이 코치는 그동안 1루 코처스박스에 서서 1루주자들의 베이스러닝을 지휘했다. 그러나 이날부터 작전과 주루코치를 병행하게 됐다. 벤치의 작전을 주자와 타자들에게 전달하고, 주자들의 베이스러닝을 총괄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현역 시절 주루와 작전수행에서 최고의 능력을 보여준 이 코치를 3루코치로 기용함으로써 활기찬 분위기를 조성해 경기를 풀어가겠다는 김응용 감독의 계산이 깔린 조치다.
그러나 류 감독의 말대로 이 코치도 앞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될 것이다. 그 때문에 실수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3루코치 첫 날, 이 코치는 활발한 움직임과 작전 전달로 호평을 받았다. 코치 보직 하나 바꾼게 대수냐고 할 수 있지만, 경기중 팀의 주루 시스템을 책임지는 3루코치의 활약이 전체 경기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게 야구다. 현역 시절 '바람'으로 불렸던 이 코치가 기나긴 침묵에 빠진 한화의 분위기를 바꿔놓을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