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한국인 최초 데뷔 시즌 PS 갈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7-01 10:10


LA 다저스가 4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려면 클레이튼 커쇼와 류현진을 비롯한 선발진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시즌을 끌고 가느냐에 달려 있다. 류현진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가을 잔치를 노리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류현진의 소속팀 LA 다저스가 전반기 막판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저스는 1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스테펜 파이프의 호투와 야시엘 푸이그의 맹타를 앞세워 6대1로 승리했다. 파이프는 7이닝 4안타 무실점의 호투로 시즌 3승째를 올렸고, 푸이그는 5타수 4안타 2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판도를 안갯속으로 몰고갔다. 지구 선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승차를 4게임으로 좁혔다. 다저스의 서부지구는 양리그 6개 지구 가운데 1위와 최하위의 승차가 가장 적다. 그도 그럴 것이 애리조나가 최근 3연패를 포함, 10경기서 4승6패로 주춤하는 사이 다저스는 지난달 23~28일 6연승을 포함해 최근 10경기서 8승2패를 달렸다. 이제 서부지구는 두 팀을 비롯해 콜로라도 로키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5팀이 매일 순위가 바뀌는 치열한 순위다툼을 벌이게 생겼다. 서부지구에서 포스트시즌에 오르려면 무조건 1위를 해야 한다. 서부지구는 승률 5할~5할5푼대 안팎에서 1위 싸움이 진행될 공산이 커 2위를 차지하더라도 다른 지구 2위팀과의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

그렇다면 다저스는 지구 1위를 차지할 수 있을까. 이날까지 다저스는 페넌트레이스 162경기 가운데 딱 절반인 81경기를 소화했다. 승률 4할6푼9리를 기록한 다저스는 적어도 전반기를 마칠 때까지 5할 승률에 근접해야 후반기 레이스에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남은 전반기 경기는 13게임. 9승4패를 올린다면 승률은 정확히 5할이 된다.

만일 다저스가 지난 2009년 이후 4년만에 가을 잔치 티켓을 따낸다면 류현진은 한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에 포스트시즌에 출전하는 영광을 안게 된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한국인 선수는 박찬호 김병현 최희섭 등 셋 뿐이다. 박찬호는 다저스 시절이 아닌 샌디에이고 시절에 처음 가을 무대에 올랐고, 1999년 데뷔한 김병현은 2001년 월드시리즈 마운드까지 밟았다. 최희섭은 2002년 시카고 컵스에서 데뷔했지만, 포스트시즌 타석에 들어선 것은 2004년 LA 다저스에서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포스트시즌 마운드까지 오른다면 큰 의미가 있다. 주축 선발투수로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호투를 펼치며 팀의 가을 잔치행을 이끌 경우 위상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일단 다저스는 선발 로테이션이 정상 궤도로 올라선 모습이다. 클레이튼 커쇼-류현진-잭 그레인키로 이어지는 1~3선발은 리그 최강급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신예 파이프가 지난달 4일 로테이션에 합류한 이후 6경기서 3승2패, 평균자책점 2.21의 호투를 펼치면서 아주 믿을만한 4선발로 떠오른 상황이다. 같은 신인 신분인 류현진의 돌풍에 가려서 그렇지 6월 이후 다저스의 상승세를 따져을 때 파이프의 활약상을 빼놓을 수는 없다. 다만 나머지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한 크리스 카푸아노가 경기마다 투구 내용이 들쭉날쭉해 향후 다른 투수로 교체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타선도 조금씩 짜임새를 갖춰가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물방망이'란 오명을 썼던 애드리언 곤잘레스-핸리 라미레스-안드레 이디어-맷 켐프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최근 경기에서 언제든 한 방 터뜨릴 수 있는 폭발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야시엘 푸이그의 괴물같은 활약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 톱타자 칼 크로포드의 복귀도 머지 않았다. 다만 불안한 불펜진에 대한 돈 매팅리 감독의 운용 구상에 변화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지금과 같은 불펜진을 그대로 끌고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셔널리그 최다 실책팀으로 불안한 수비도 개선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류현진은 전반기 두 경기 등판을 남겨놓고 있다. 개인적으로 승수 추가 못지 않게 6월 한 달간 그랬던 것처럼 팀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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