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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 전원이 정말 잘해줬다. 감독으로서 고맙다."
'진격의 LG'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릴 것 같다. 지난 5월 17일부터 휴식 없이 이어진 33연전. 비로 인해 취소된 2경기를 제외한 31경기에서 무려 22승을 거뒀다. 10번의 3연전 중 9번의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가져갔다. 나머지 한 번도 비가 와 1경기가 취소된 상황에서 NC와 1승1패로 맞섰다. "이 33연전에서 팀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던 김기태 감독은 결국 이 경기들을 통해 10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을 꿀 수 있게 만들어놨다. 5월 12일까지 14승18패에 그쳤던 LG는 현재 36승27패로 3위 자리에 올라섰다. 선두 삼성과는 2경기, 2위 넥센과는 불과 반경기 차다.
김 감독은 LG가 달라진 또 하나의 요인으로 코칭스태프의 집중력을 꼽았다. 김 감독은 "코치들이 각자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주고 있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특히, 감독이 체크하지 못하는 세세한 부분들을 코치들이 잘 커버해주고 있다는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연장승부 끝에 극적인 승리를 거둔 21일 삼성전의 예를 들면, 오지환의 호수비가 유지현 수비코치의 작품이었다고 한다. 4-2로 앞서던 9회 1사 만루 위기서 삼성 배영섭이 친 타구는 사실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빠져나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몸을 날린 유격수 오지환의 글러브속으로 빨려들어갔고, 1루주자를 2루에서 잡아냈다. 이어진 폭투로 동점이 되긴 했지만, 만약 이 타구가 안타가 됐다면 승기는 삼성에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 수비가 발판이 돼 연장 10회 승리를 거두게 됐다. 김 감독은 "그 타구가 나오기 전 유 코치가 오지환에게 오른쪽으로 두 발짝 옮기라는 사인을 보냈다. 만약 그 사인이 없었다면 안타가 됐을 타구였다"고 했다. 유 코치는 이에 대해 "운이 좋았다"고 웃으며 "최근 배영섭이 주로 당겨치는 타격을 하고, 스윙 궤적도 당기는 각도인 점을 유심히 살펴 사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것으로 끝이 아니다.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다. 김 감독은 "나흘간 잘 쉬고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7월 이동거리가 짧은 일정표를 받아들어 그 때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면 충분히 해볼만 하다는게 김 감독의 계산이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