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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 대한 간절함, 그리고 즐거움이 생겼습니다."
정식 선수 복귀가 확정된 18일 밤, 인터뷰를 위해 전화를 걸어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니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듯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한 LG 이형종이었다. 3년간 야구와 떨어져 지내온 시간,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을 것이다. 다시 야구를 할 수 있을까 걱정하며 잠 못이루던 밤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형종은 2008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LG 유니폼을 입었을 때를 떠올렸다. 그는 "당시만큼이나 지금도 기쁘다"며 "어려운 결정을 해주신 구단과 코칭스태프께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 뿐이다. 이제 야구를 잘해서 그 은혜를 보답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형종은 자신보다 더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던 부모님을 위해서도 힘차게 공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이형종은 김기태 감독이 최근 자신과 관련해 "올해는 기대하지 않으려 한다. 이제는 자기 힘으로 직접 해야 할 때다. 예전처럼 오냐오냐 해줄 수 없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한다. 차분하게 준비해 야구로 보여드리겠다. 좋은 모습,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감독님 생각도 바뀌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는 선발 수업을 받고있는 상황. 보직에 대해서는 "선발로 준비를 하면 다른 보직이라 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필요하다고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던지겠다"고 밝혔다.
이형종은 지난 3년을 돌이키며 "아직 부족한게 많다. 계속 하나하나 배워가며 부족한 부분을 열심히 채우고 있는 중"이라며 "야구에 대한 간절함이 생겼고, 야구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고 있어 너무 좋다"고 밝혔다. 자신의 철없던 과거에 대해서도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해졌다고 느끼고 있다. 복귀를 준비하며 나를 괴롭히는 일들이 제법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의연하게 잘 넘겼다. 앞으로 야구선수로서 생활하는 동안에는 웬만한 일로는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누구나 인생에 한두번의 큰 고비는 오기 마련이다. 이형종은 그 고비를 어린 나이에 일찍 맞았을 뿐이다. 하지만 잘 이겨냈다. 그리고 더 강해졌다. 지금까지 야구를 해왔던 시간보다 앞으로 더 할 시간이 많은 선수다. 그의 재기를 지켜보는 일, 꽤나 흥미로운 일이 될 것 같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